(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신용도가 낮아 레버리지론에 의존하는 유럽 소매업체들이 중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로 현금이 부족해지면서 결국 '마이너스 통장'까지 개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현지시각)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마켓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 사태로 실적이 급격히 나빠진 유럽 기업들이 회전한도대출(revolving credit facilities·RCF)에 기대는 경우가 늘어났다.

리볼빙은 은행과 고객사가 대출 한도를 약정하고 약정 범위 내에서 언제든지 기업이 돈을 꺼내 쓰도록 짜인 대출 프로그램이다. 사실상 기업의 마이너스 통장인 셈이다.

이번 달 프랑스 버거킹은 현금 수요를 맞추기 위해 6천만유로의 회전 대출을 모조리 끌어다 썼다. 프랑스가 코로나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일부 생필품 가게를 제외한 모든 소매 매장을 일시 폐쇄하도록 조처했기 때문이다.

프랑스 버거킹은 채권단에 보낸 이메일에서 현재 유동성 상황을 관리하기엔 현금이 충분하지만 또다른 비용 삭감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며 정부 부양책에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독일 의류업체 CBR패션도 이달 3천만유로의 한도 중 1천만유로를 빌렸다고 회사 측인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S&P 글로벌은 유럽 금융권에선 신용도가 낮아 채권을 발행하기 힘든 기업들이 이같은 선택을 뒤따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고 전했다.

S&P 글로벌은 회전한도대출 외에 기업유동자금대출 등의 방법도 거론되고 있다며 레버리지론에 의존하는 기업 입장에선 방법을 막론하고 유동성이나 신용에 접촉할 수 있느냐가 생사를 판가름한다고 전했다.

다만 리볼빙 라인에 의존하는 것은 당장 급한 불은 끌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더 큰 재무 부담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S&P 글로벌은 "리볼빙 라인을 이용하면 현금 사정이 나아지고 즉각 도움은 될 것"이라면서도 "디폴트(채무불이행) 리스크 또한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jhji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16시 15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