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달러-원 환율이 당국의 강력한 유동성 공급 방침 등에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가 이어지며 큰 폭으로 하락했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보다 19.70원 급락한 1,229.90원에 마감했다.

미국 정부의 대규모 부양책이 의회를 통과할 것이란 기대 속에 우리나라 당국의 달러 자금 경색 우려 완화를 위한 노력에 원화는 강세 방향으로 오버슈팅했다.

달러-위안(CNH) 환율이 여전히 7위안대에서 하단이 지지되고 있으나 달러-원은 장중 '투빅(20원)' 가량 낙폭을 키웠다.

이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제12차 코로나19 대응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제2차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외화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LCR) 규제 (현재 80%) 부담을 한시적으로 완화하겠다고 발표했다.

홍 부총리는 이어 "외환시장 유동성 공급을 확대해 스와프시장 불균형을 완화할 것"이라며 "한미 통화스와프 자금을 조속히 시장에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또 한국은행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체결한 한미 통화스와프 자금이 다음 주 공급될 계획이며 1차 공급에서 상당 규모의 금액이 공급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 측 발표 이후 낙폭을 더 키운 달러-원은 2거래일 연속 두 자릿수 급락해 장중 1,227.00원까지 저점을 낮추기도 했다.

아시아 증시가 전일에 이어 호조세를 보였고 코스피가 7거래일 만에 1,700선을 회복하면서 리스크온을 반영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 미국 감염자 수가 5만명을 넘어서는 등 심리적 불안 재료는 여전하다.

◇ 26일 전망

외환딜러들은 달러-원 환율이 1,190.00∼1,240.00원에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최근 패닉 장세가 일단락되면서 아래쪽이 더 열려 있지만 미국 증시 흐름에 따라 달러-원이 민감히 반응할 것으로 봤다. 최근 호가대가 얇아 상하단 변동폭은 여전히 넓게 열렸다.

A시중은행 외환딜러는 "큰 흐름이 꺾였다고 보진 않으나 그간 달러-원이 너무 급격히 올라서 추가로 더 오르는 건 무리였기 때문에 상승세는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제 코로나19 이슈에는 내성이 생긴 상황이나 이제는 바이러스 사태를 떠나 달러 유동성, 신용 위기 문제로 넘어온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 등 각국에서 부양책을 쏟아내기 때문에 일단은 잠잠해져야 하겠으나 곧 분기 실적이 나오면 다시 위로 갈 여지가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수요, 공급이 모두 부족한 처음 겪는 일인 만큼 심리적으로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겠고 미국 증시를 바라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B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1,230원 중반대가 지지될 거라 봤는데 원화가 오버슈팅 하면서 강해졌다"며 "달러-위안(CNH) 환율도 아직 7위안 위에 있고 달러-엔, 유로-달러 레벨을 보면 완전히 달러 선호 심리가 꺾였다고 볼 순 없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유동성 공급 때문에 주가는 오르는데 실물 경기는 어떻게 회복될 지 장담이 안 되는 상황이라 1,230원 아래에선 오버슈팅이라고 보인다"며 "호가대가 워낙 얇아서 손절이 빨리 나오는 등 소액 커버도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 장중 동향

달러-원 환율은 지난 주말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의 달러-원 1개월물 최종 호가를 반영해 전일대비 13.90원 하락한 1,235.70원에서 갭다운 출발했다.

전일에 이어 큰 폭 하락 출발 후 개장 초반부터 1,230원 선을 밑돌았다.

가격 하단에선 대기 결제 수요가 나오면서 낙폭을 한 차례 좁히면서 1,239.00원까지 회복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전 10시 직전 한은 측에서 한미 통화스와프 자금이 다음주 중으로 공급될 계획이라는 점을 밝히자 다시 미끄러져 전일 대비 22.60원 급락한 1,227.00원까지 내려서기도 했다.

장중 내내 1,230원대 초반이 상단으로 눌렸고 결국 1,220원대 후반에서 마무리했다.

변동폭은 12.00원을 나타냈다.

시장 평균환율(MAR)은 1,230.70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양사를 합쳐 80억9천7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89% 오른 1,704.76, 코스닥은 5.26% 오른 505.68에서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천326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고, 코스닥에서는 842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서울 외환시장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111.220엔,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1,105.43원이었다.

유로-달러 환율 1.08183달러, 달러 인덱스(G10)는 101.450을 나타냈다.

달러-위안(CNH) 환율은 7.0837위안이었다.

위안-원 직거래 환율은 1위안당 173.49원에 마감했다. 저점은 173.44원, 고점은 174.81원이었다.

거래량은 한국자금중개와 서울외국환중개를 합쳐 32억 위안이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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