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미국의 2조달러 규모 슈퍼 부양책 합의 소식에 국내 증시에서도 반등의 기운이 피어나고 있다.

하지만 대형 수도꼭지를 틀 준비가 돼 있는 미국의 부양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자칫 과도한 유동성으로 물가 상승이 통제 범위를 벗어나는 하이퍼인플레이션(hyper inflation)을 야기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부양책 합의 이후 미 상원 표결을 앞두고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실업보험 강화에 대한 반대를 철회하지 않으면 부양책을 보류할 수 있다고 경고한 점도 부담으로 남아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26일 국내 증시에서의 과매도 국면은 진정됐다며 향후 반등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발표한 1분 브리핑에서 "최근 글로벌 증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무제한 양적완화 및 2조달러 규모의 재정 부양책 합의 등에 힘입어 급등했다"며 "정부 부양책에 힘입어 극단적 리스크 회피 심리는 완화됐으며, 과매도 국면도 진정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위험자산 선호를 확인할 수 있는 외국인의 신흥시장 자금 유입이 나타나지 않았다"며 "국내증시에서도 3월 이후 외국인 누적 순매도 금액이 11조원에 달하는 등 외국인 매도세는 지속되고 있어 추세 전환을 위해서는 신흥시장으로의 외국인 유입세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회사채 시장의 안정화가 급속도로 진행된 점에 주목했다.

강 연구원은 "미국 회사채 스프레드 상승은 주식시장 하락과 함께 진행돼 왔지만 이런 우려가 되돌려지고 있다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주식시장이 걱정의 벽을 타고 넘으며 상승세를 펼칠 수 있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최근 들어 주식시장은 바닥 형성 이후 솟아오르는 속도가 빠르다"며 "기존까지 쌓여있는 우려가 걷히는 속도가 빠르다고 표현할 수 있는데 이점을 염두에 두며 주식시장에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봤다. 그는 "중장기적으로 주식시장이 반등한다는 의견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과도한 유동성 공급이 오히려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을 부추길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크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이날 "코로나19가 완화된다면 시장은 과거에 경험해보지 못한 유동성 공급에 주목할 것이며, 물가 상승에 주목하기 시작할 수 있다"며 "유가 하락으로 인해 하이퍼인플레이션이 나타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일부에서는 하이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헤지용 자산으로 물가연동국채(TIPS)와 금이 주목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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