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연기금·공제회, 위기일수록 장기 운용철학 지켜야
[현장에서] 연기금·공제회, 위기일수록 장기 운용철학 지켜야
  • 홍경표 기자
  • 승인 2020.03.26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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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금융시장 '쇼크'로 국민의 노후 자금을 굴리는 연기금과 공제회의 수익률 우려도 커지고 있다.

주식과 채권 가격이 하락하고 원화 가치가 떨어지는 '트리플 약세'가 국내 금융시장에서 발생했다.

믿었던 해외 투자마저도 글로벌 시장 '패닉'에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던 미국 증시는 서킷브레이커를 잇달아 발동하며 폭락했고, 안전자산으로 여겨졌던 미국 국채마저도 무너져 내렸다.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주체 간 이동 제약으로 대체투자 침체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충격이 2008년 금융위기와 비견되는 가운데, 연기금과 공제회도 올해 마이너스 수익률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의 경우 2008년 국내 주식에서 마이너스(-) 38.13%의 수익률을 보였으나, 높은 채권 비중으로 전체 포트폴리오에서는 -0.2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주식 비중이 높은 글로벌 연기금 미국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캘퍼스), 네덜란드 공적연금(ABP) 등은 -20%대까지 수익률이 떨어졌다.

연기금과 공제회 수익률과 운용 전략 등에 대한 비판이 올해 지속해서 제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채권 비중을 줄이고 해외·대체투자 비중을 확대하는 정책을 세웠으나, 단기적으로 수익률 하락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고위험·고수익 투자 원칙에 따라 장기 평균 운용수익률이 자연스럽게 오를 수밖에 없다.

위기가 닥쳤다고 해서 위험자산 투자를 기피하고 자산 배분을 안전 자산 위주로 바꿀 경우, 단기적으로 변동성을 완화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수익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내 연기금과 공제회 최고투자책임자(CIO)들이 선진 글로벌 연기금으로 꼽는 캐나다 연금투자위원회(CPPIB)의 경우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위험자산 투자 원칙을 고수했다. 연금의 장기투자 기간을 고려하면 위험자산을 통해 높은 위험조정 수익률을 거둘 것이라는 신뢰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CPPIB는 중장기 투자 관점에서 봤을 때 위기가 매력적인 가격에 우량자산을 매입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 판단했고, 2008년 저가 매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했다.

이에 CPPIB의 2018년까지 20년간 운용수익률은 8.5%를 기록하면서 중장기 수익률에서 다른 연기금을 압도했다.

글로벌 3대 연기금 중 하나인 국민연금을 포함한 연기금, 주요 공제회도 국민의 노후자금 운용을 책임지고 있기 때문에 중장기적 관점의 투자가 매우 중요하다.

물론 제대로 된 리스크 검토 없이 단순히 수익률만 따라가는 '묻지마 투자'는 피해야 한다. 위기의 폭풍이 몰아친 뒤 연기금과 공제회의 본래 실력이 드러날 것이다.

위험관리와 분석이 전제되지 않는 상태에서의 무리한 투자는 기금의 건전성과 수익성을 해칠 수 있다. 면밀한 리스크 관리와 분산투자는 필수적이다.

연기금과 공제회에 어울리는, 중장기적 관점에 입각한 흔들리지 않는 투자 철학을 지키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자산운용부 홍경표 기자)

kph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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