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저유가와 고환율 등 대외환경이 급변하며 조선3사가 보유한 수주잔고가 주목받고 있다.

매출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력 때문인데 조선 3사 모두 올해 일감은 충분하지만 해양플랜트 비중과 환율정책에 따라 이익 규모의 격차가 예상됐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조선3사가 보유한 수주잔고는 한국조선해양 24조5천70억원, 삼성중공업 14조1천710억원, 대우조선해양 10조1천400억원이다.

작년 매출을 기준으로 조선 3사가 보유한 일감을 년수로 환산하면 한국조선해양 1.9년, 삼성중공업 1.9년, 대우조선해양 1.2년이다.

올해 들어 국제유가가 배럴당 30달러 아래로 폭락하며 선박 발주가 대폭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올 한 해 먹고 살 일감은 넉넉한 셈이다.

문제는 수주잔고에서 해양플랜트가 차지하는 비중이다.

국내 조선사가 수주한 해양플랜트는 대개 심해 채굴용이어서 생산단가가 높다.

유가가 상승하면 발주처가 인수 시기를 늦추거나 최악의 경우 취소할 가능성도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조선 3사의 해양구조물 수주잔고는 한국조선해양 29억700만달러, 삼성중공업 93억달러, 대우조선해양 55억4천만달러다.

한국조선해양은 해양구조물이 수주잔고의 15.7%에 불과하지만,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40.4%와 26.5%여서 상대적으로 비중이 크다.

한국조선해양은 두 회사와 달리 드릴십 재고도 없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발주처가 인수를 포기한 드릴십 5척으로 상당한 재무적 손실을 입었다.

수주잔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달러화 상승의 영향도 상이했다.

각사가 주주총회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 계열인 현대중공업은 달러 가치가 3% 오르면 489억원, 현대삼호는 370억원 이익이 증가한다.

최근 달러화 상승폭이 전년대비 10%에 육박하는 만큼 계열 조선사를 합치면 천억원대의 영업외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반면 삼성중공업은 전액 환헤지 정책을 취하고 있어 달러화 가치 상승에 따른 이익증가를 기대할 수 없고 대우조선해양은 해외부채의 영향으로 달러화 가치가 10% 상승하면 1천923억원의 손실을 보는 것으로 분석했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은 과거 IMF 위기 때도 이익을 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우조선해양도 해외채무 영향을 제외하면 영업 외 이익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영수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관련 보고서에서 "조선업 최악의 위기였던 2015~2016년과 비교하면, 전방산업과 리스크 요소 모두 현재 양호하다"며 "해양사업 관련 리스크가 제한적이고, 재무상태가 양호한 한국조선해양과 현대미포조선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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