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미국 상업용 모기지 채권시장이 '대학살(carnage)'에 빠졌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시장의 진정한 블랙스완이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마켓워치는 25일(현지시간) 상업용 모기지 채권시장에 대해 "끔찍해(dire) 보인다"며 "변동성은 극심하고 매도자는 계속 매도하려고만 한다"고 평가했다.

상업용 부동산시장은 지난 10년간 가장 안전한 베팅에 속했다.

코로나19의 확산 방지를 위해 주요 도시의 거리는 물론, 상점과 호텔, 사무실 건물은 텅텅 비게 됐다. 이에 따라 상업용 모기지 채권 보유자는 불확실성에 따른 미지불 위험에 직면했다.

마켓워치는 "부동산 감정가들은 몇 주, 어쩌면 몇 달 뒤에도 건물에서 사람을 볼 수 없을 것으로 본다"며 "대규모 실직 사태와 달리 부동산 가치가 실질적으로 떨어지는 것은 아직은 요원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서 "다만, 상업용 모기지 채권시장의 대학살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며 "지난 2주간 마진 콜과 자산 정리 등의 타격을 입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채권을 매입한 투자자나 차입금 융자를 통한 대출자가 타격을 입었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미국 연방신용조합의 크리스토퍼 설리번 매니저는 "레버리지에 주의하는 사람이 늘어나지 않는 게 놀랍다"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레버리지가 항상 '킬러'가 됐었다"고 경고했다.

그는 "코로나19가 진정한 블랙스완"이라며 "시장 참가자들은 그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 거의 예상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모기지 채권 입찰시장에서는 미달 사태가 나오고 있다.

도이체방크에 따르면 최근 2주간 상업용 모기지 채권시장에서 매도 압력이 입찰 응찰 수요를 웃돌았다.

도이체방크는 "지난주에는 대부분의 입찰 목록이 응찰을 받지 못했다"며 "일부 매도자는 이번 주 들어 '양자택일(all-or-nothing) 목록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매도자들이 마진콜을 당해 복수의 포지션을 청산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단순한 편의를 위한 목적일 수도 있다고 도이체는 풀이했다.

콜로니 캐피탈의 톰 바락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19라는 보이지 않는 적으로 거의 16조달러에 달하는 미국 상업용 모기지 채권시장에서 마진콜과 압류, 채무불이행이라는 도미노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요한 것은 회사채와 달리 대부분의 상업용 모기채권은 아직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놓은 대규모 구제안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마켓워치는 "특히 10년전처럼 신용 상황이 계속 악화하고 부동산 소유자들이 채무불이행을 시작할 경우 상업용 모기지채권은 신용등급 강등에 더욱 취약해진다"고 내다봤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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