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 외환 당국이 외환 건전성 제도를 조정하기로 하면서 외화자금시장에 실질적인 달러 공급 효과가 있을지 주목된다.

외환 당국은 지난주 은행에 대한 선물환 포지션 한도를 25% 상향 조정한 데 이어 이날은 금융회사의 외환 건전성 부담금 납입 부담을 향후 3개월간 한시적으로 경감하기로 했다

또한, 외화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LCR) 규제를 현행 80%에서 오는 5월 말까지 70%로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26일 외환자금시장 참가자들에 따르면 이번 규제 완화는 금융기관들이 실제로 달러를 차입하기 위한 여건을 개선하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다만, 글로벌 달러 유동성 우려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국내 규제 완화만으로 달러를 들여오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A 은행의 스와프 딜러는 "건전성 부담금을 경감하면 은행들이 달러 단기 차입을 늘릴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준다"며 "이렇게 단기 차입으로 국내에 들어온 달러를 시중에 풀 때도 LCR 비율을 완화하면 그만큼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B 은행의 스와프 딜러도 "자금을 담당하는 입장에서는 버퍼가 많을수록 좋다"며 "LCR 비율을 완화하게 되면 완화된 만큼 묶여있는 달러가 풀리게 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국의 조치에도 달러-원이 1,220원 아래로 내려오기는 어려울 듯하다"며 "코로나 공포가 가시지 않는 한 경계심리는 유지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도 이날 오전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유동성 수요를 맞추기 위한 무제한 환매조건부증권(RP) 매입을 결정했다.

한은은 4월부터 매주 1회 정례 RP 매입을 통해 '기준금리+10bp'를 상한으로 한도 제약 없이 전액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기재부와 한은의 전격적인 유동성 우려 완화 조치에 달러-원 환율은 장중 1,223원대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FX스와프 시장에서 스와프포인트도 달러 유동성 우려 완화 기대로 상승하면서 1년물 기준 2.50원의 오름세를 나타냈다.

한편, 세계적으로 달러 자금이 부족한 상황에서 국내 제도 조정을 한다 해도 끌어올 수 있는 달러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의견도 나왔다.

이들은 정부의 외환 건전성 제도 조정 등은 투자 심리 안정을 위한 역할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C 은행의 외환 딜러는 "외화 유동성 규제 완화는 실질적으로 큰 영향이 없을 것 같다"며 "조금의 여지를 더 주는 것은 좋지만 애초에 그렇게 타이트한 비율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당장은 글로벌 전반에서 달러가 부족한 분위기인데, 국내 여건 개선으로 해외에서 달러를 빌려오기도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D 은행의 스와프 딜러도 "이론적으로 외은들이 달러를 더 빌려올 수 있게 한다는 것인데, 심리적인 효과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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