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회사채도 매입 대상이라고 밝힌 가운데 회사채 시장에서도 '승자와 패자'가 나뉠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마켓워치가 2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마켓워치는 연준이 회사채 매입 대상을 자금난을 겪는 투자적격등급 기업으로 한정함에 따라 1조달러 규모의 투기등급 회사채 시장은 패자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연준은 지난 23일 사실상 '무제한 양적완화(QE)'를 발표하면서 회사채 매입 방침도 밝혔다.

연준이 내놓은 프로그램은 '프라이머리 마켓 기업 신용 기구'(PMCCF)와 '세컨더리 마켓 기업 신용 기구'(SMCCF)다.

PMCCF는 연준이 기업들이 발행하는 신규 채권을 매입하거나 직접 대출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기업을 직접 지원하는 방식이다. 차입자는 이자나 원금 지급을 최소 6개월 연기해 근로자나 납품업체에 자금 지원에 나설 수 있다.

SMCCF는 유통 시장의 회사채에 대한 유동성 지원 창구로 기존 회사채나 투자등급 회사채에 투자한 상장지수펀드(ETF)를 연준이 매입하는 장치다.

이들 조치는 모두 투자적격 기업에 한해 적용된다. 그런 만큼 연준의 회사채 매입 방침에도 정크 등급 시장은 여전히 온기를 느낄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인캐피털의 패트릭 리어리 수석 시장 전략가는 "이 모든 것에서 승자와 패자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의 분위기는 대표 지수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투자적격 회사채 지수인 '아이쉐어즈 아이복스 달러 투자적격 회사채 상장지수펀드(ETF)'는 이번 주 13.8% 급등했다. 이에 따라 올해 들어 지금까지 손실을 5.2%까지 줄였다.

바년 정크본드 벤치마크인 '아이쉐어즈 아이복스 달러 하이일드 회사채 ETF'는 올해 하락률이 여전히 20%를 기록하고 있다. 투기등급 채권 바스켓의 수익률은 이번 주 초 11.29% 급등하며 2009년 중반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시장에선 연준이 정크 등급 기업을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것은 합당하지만 문제는 투자적격 기업이 정크 등급으로 강등될 경우 연준의 지원을 못 받는다는 점이라는 불안이 제기된다.

누빈의 토니 로드리게스 채권 전략 총괄은 "그들은 약간의 절벽을 만들어놨다"며 "연준은 정크 시장의 혼란이 다른 시장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코로나19 사태로 상당수 기업의 현금 흐름이 막히면서 신용등급이 잇달아 강등되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등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최근 옥시덴탈정유와 델타항공 등 유가 폭락과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기업의 신용등급을 연이어 정크 등급으로 내렸다.

다만 연준이 투자적격 회사채만 매입 대상으로 지정함으로써 과도한 신용 위험은 피할 수 있게 됐다는 주장도 있다.

루미스 세일스의 브라이언 케네디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연준이 투자적격 회사채만 매입하는 것은 돈을 잃을 위험이 적기 때문"이라며 "역사적으로 투자적격등급 최하단 기업의 채권이 곧장 디폴트(채무불이행)에 처한 경우는 없었다"고 말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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