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항공업계가 사투를 벌이고 있다.

지난해 일제히 적자를 내면서 위기가 고조된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에 생존 자체를 고민해야 하는 처지에 몰리고 있다.

국적 항공사 대부분은 살아남기 위한 '위기경영 체제'로 전환을 한 상태이며, 경영진은 물론 전 임직원이 고통분담에 나선 가운데 마른수건을 쥐어짜면서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26일 "지난해 일본 수출규제 이후 관련 노선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데다, 이번에 코로나19까지 터지면서 사실상 대부분의 노선이 마비 상황에 이르렀다"며 "일단 버티고는 있지만 곧 망하는 항공사가 몇 개 나올 수 있다는 위기 의식이 깔려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항공사들은 현재와 같은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사업을 포기하는 곳들이 하나 둘씩 나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구조조정 차원을 넘어서 도산 상황에 직면하는 항공사들도 나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스타항공의 경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자 지난 24일부터 한 달간 '셧다운'에 돌입하기로 결정했다.

이스타항공은 수익 창출이 불가능해진 구조로 바뀐 탓에 직원들의 2월 급여를 40%만 지급한 데 이어, 전날 예정된 3월 급여 지급은 미뤘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이사는 지난 23일 사내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과 힘을 모아 정부의 긴급운영자금 지원요청 등 특단의 대책을 찾아봤지만 현재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없다"며 "부득이하게 이달 25일 예정됐던 급여 지급이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비단 이스타항공 등 LCC들 뿐 아니라 풀서비스캐리어(FSC)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또한 무급휴직과 희망퇴직 등 위기 극복을 위한 각종 제도들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4일 내달부터 전 직원을 대상으로 최소 15일 이상의 무급휴직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모든 직원이 최소 10일 이상 무급휴직을 실시했던 이번 달보다 더욱 강화된 조치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상황이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임원들의 급여 반납 비중을 늘리는 한편, 휴직 대상을 조직장까지로 확대하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로 인해 국제 여객 노선이 약 85% 축소되고 4월 예약율도 전년대비 마이너스 90% 수준이다"며 "최소 70% 이상 수준의 유휴인력이 발생해 전 직원 무급 휴직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 또한 전 세계 110여개국에서 한국 출국자에 대한 격리와 입국제한 조치를 취하면서 국제선 노선 중 80% 이상의 운항을 중단한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항공사들의 생존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는 외부 시각도 늘고 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최근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대한항공의 항공운임채권 자산유동화증권(ABS) 회수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향후 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항공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는 만큼 LCC 뿐 아니라 FSC 또한 정부 지원 없이는 현재의 유동성 위기 국면을 극복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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