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한국은행이 무제한으로 환매조건부증권(RP) 매입에 나서기로 하고, 그 금리 수준의 상한도 정하면서 한국형 양적완화에 수익률 곡선 관리까지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3개월 동안 3개월물 금리에 상한을 둔 것이지만 그 파급효과는 수익률 곡선에 나타날 수밖에 없어서다.

한은은 26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전액공급방식의 유동성 지원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4월부터 6월까지 3개월간 한국은행 '기준금리+10bp'를 상한으로 무제한으로 유동성을 공급하게 된다. 한은은 3개월짜리 금리를 0.85%를 넘지 않는 수준에서 관리하게 된다는 의미다.

4월부터 RP 대상기관은 RP 대상 채권을 한은에 3개월 동안 맡기고 최대 0.85% 이자로 자금을 공급받는다.

한은이 사실상 양적 완화와 수익률 곡선 관리에 나서기로 하면서 단기물 채권 금리도 급격하게 움직였다. 한은의 발표 직후 국고채 3년물이 10bp 급락하기도 했다.

채권시장은 당장 장기물 금리 하락 폭이 더 크게 나타났지만, 한은의 조치가 단기물 금리를 안정시킬 것으로 기대했다.

한 채권시장 참가자는 "한은이 3개월물 금리 상한을 두고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며 "커브가 그동안 지나치게 스티프닝돼 있어서 당장은 장기물을 중심으로 금리가 많이 빠지지만 스팁 압력이 또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윤면식 부총재의 발언도 단기물 금리 하락에 영향을 줬다.

윤 부총재는 추가 금리 인하가 고려되는 상황인지에 대한 질문에 "오늘 금통위에서 기준금리와 관련한 논의는 없었다"면서도 "한은이 현재 경제·금융 상황을 상당히 심각하게 보고 여러 조치를 취하는 연장선상에서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한은이 지난주 기준금리를 0.75%까지 낮췄음에도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지도 닫지도 않았다는 점이 도비시하게 해석됐다. 3년 국채선물은 윤 부총재 발언을 소화하면서 상승 폭을 추가로 확대하기도 했다.

다른 채권시장 관계자는 "부총재 발언이 의미심장하긴 했다"며 "3년 국채선물이 발언에 바로 반응하는 것을 보면 정부의 시장 안정화 의지가 매우 컸다고 느낀 것 같고, 커브에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것이다"고 말했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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