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미국 대형은행들에 대한 건전성 평가인 스트레스 테스트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대형 은행들의 연례 스트레스 테스트는 오는 4월 6일까지다. 은행들은 이때까지 자본 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연준의 스트레스 테스트는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 도입된 것으로 외부의 충격을 가정해 은행들의 위기관리 능력을 평가하는 프로그램이다.

연준이 가정한 스트레스 상황은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9.9% 하락하고 실업률이 6.1%까지 오르며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6월 말까지 18,623까지 하락하는 경우다.

지금은 이 같은 가정이 현실화될 분위기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2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 24%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고,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실업률이 정부의 개입이 없으면 20%까지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우지수는 이미 이번 주 18,592까지 하락했다가 최근 21,200을 회복했다. 은행주들은 최근 벤치마크 지수대비 더 크게 하락했다.

즉 코로나 19로 스트레스 상황이 가정한 것보다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기존 가정에 근거한 은행의 자본 수준이 적정한지가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전문가들은 금융위기 때만큼 은행들이 위험하다고 보지는 않고 있다. 은행들은 지난 10년간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자본을 축적했고, 규제 강화로 위험한 투자를 억제해왔기 때문이다.

올해 연준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은행에 대해 검사 업무를 완화한다고 발표했으나 대형 은행들은 기존대로 계획안을 제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연준이 이를 취소 또는 연기하거나 자본계획의 승인을 연기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영란은행은 지난주 은행들에 위기 상황에 더 집중하라며 올해 스트레스 테스트를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일부는 코로나 상황에서 테스트 결과를 발표할 경우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있는 데다 잘못된 기대를 불어넣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빅투스 그룹의 카멜 머스타파 회장은 "이는 은행과 감독 당국 모두에게 시간 낭비다"라며 "은행들이 아무도 모르는 시기에 충분한 자본을 갖고 있다고 평가해 (사람들을) 오도시킬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쉐로드 브라운 상원 은행위원회 소속 의원은 은행들이 코로나에 초점을 맞출 수 있도록 새로운 규제의 적용을 중단하자고 제안했으나 올해 스트레스 테스트는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은 코로나에 대응하는 지금이야말로 금융 시스템에 대한 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많은 전문가는 연준이 가정한 위기 상황이 너무 과도한 수준이라고 불평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가 그러한 가정을 현실로 만들고 있는 상황에서 연준의 다음 스트레스 테스트에는 전보다 더 심한 상황을 가정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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