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유동성 확보 '급한 불' 끈 두산重…시간과의 싸움 시작됐다
1조 유동성 확보 '급한 불' 끈 두산重…시간과의 싸움 시작됐다
  • 정원 기자
  • 승인 2020.03.26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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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심각한 유동성 어려움을 겪으며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두산중공업이 국책은행의 대규모 자금 지원에 급한 불을 끄게 됐다.

정부의 친환경 에너지 전환 정책에 수주가 급감하고, 사업구조 재편의 타이밍을 놓치면서 수익성이 악화한 데다 계열사의 재무부담까지 떠 안으면서 유동성 위기에 몰렸지만 국책은행의 도움으로 긴급 자금을 확보하면서 일단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두산중공업은 26일 산업은행·수출입은행과 1조원 규모의 한도성 대출 약정을 체결했다.

한도성 대출은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 방식의 대출로, 경영상 필요에 따라 은행과 협의를 거쳐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두산중공업과 산은·수은은 올해 초부터 유동성 지원을 두고 '밀당'을 지속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로 확산하고 국내외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자금시장 경색이 심화하자 두산중공업의 재무적 압박은 더욱 거세졌고, 결국 산은과 수은이 대규모 자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와 크레디트 시장의 경색 가능성에 두산중공업이 사실상 회사채 등을 통해 자금을 확보할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기존 차입금에 대한 차환도 막힐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최근 신용평가사들이 두산중공업의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까지 경고하고 나선 것도 국책은행들이 선제적으로 나서게 된 이유가 된 것으로 전해진다.

코로나19로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자금줄이 막힌 두산중공업이 쓰러질 경우 시장에 미치는 악영향이 막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 입장에서는 코로나19가 오히려 '기사회생'의 기회가 된 셈이다.

1조원의 자금을 확보해 급한 불을 끌 수 있게 되면서 당장의 위기 상황은 모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차입금 규모가 여전히 큰 만큼 강도 높은 내부 구조조정을 통해 재무적 부담을 완화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지난해 말 두산중공업의 별도기준 차입금은 5조원에 달한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거나 상환청구권 행사가 예상되는 회사채 규모만도 1조2천억원에 이른다.

당장 지난 2017년 5월 발행한 5천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에 대응해야 한다.

발행 후 3년이 지난 시점부터 풋옵션을 주고 있는데, 최근 두산중공업의 주가를 고려하면 대부분 풋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내달 만기도래하는 5억달러 규모의 외화채권도 압박 요인이다.

두산중공업은 외화채권에 대해 지급보증을 한 수은에 대출로 전환해 줄 것을 요청해 둔 상태다.

이번에 산은과 수은으로부터 받는 1조원 규모의 한도성 대출은 이와는 무관하다.

업계 관계자는 "일단 급한 불은 껐다고 볼 수 있지만 현금창출력에 변화가 생긴 것은 아닌 만큼 향후에도 자금 부담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재무개선을 위한 고강도구조조정이 병행되지 않으면 유동성 위기는 재발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차입금 부담 완화에 더해 자본확충도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은과 수은 등 국책은행의 자금 지원은 한계가 있는 만큼 자체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본확충이 필수적이다.

두산중공업은 30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정관을 변경해 자본금 한도를 기존대비 5배 늘리는 안건을 상정했는데 추후 유상증자 등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두산중공업은 향후 자금조달에 차질이 생길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발행 한도도 각각 2조원까지 늘려두는 안건도 처리할 예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결국 시간과의 싸움이 시작됐다"며 "채권단의 긴급 자금 지원을 발판 삼아 자력으로 설 수 있는 힘을 키워야 한다. 실패하면 채권단 관리체제로 들어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jwo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6시 49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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