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7일 서울채권시장은 분기말임에도 한국은행의 양적 완화 소식에 최근 며칠 동안의 부담을 덜어낼 것으로 보인다.

다음 주부터 진행되는 국고채 입찰 부담이 얼마나 가격에 반영될지가 관건이다.

전일 뉴욕증시는 5~6%대 폭등했다.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300만1천명 폭증하는 등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미국 의회가 2조2천억 달러의 부양 패키지에 합의했다는 호재를 더 크게 받아들였다.

미국 국채금리는 소폭 하락했다. 10년물은 0.98bp 내린 0.8519%, 2년물은 2.73bp 낮은 0.3087%에 거래를 마쳤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이례적으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연준의 실탄이 바닥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의지를 재차 밝혔다.

서울채권시장은 한국은행이 3개월 동안 환매조건부증권(RP)을 무제한으로 매입하겠다고 밝힌 영향으로 금리 하락이 이어질 전망이다.

한은이 3개월물 금리 상한을 정해두며 사실상 단기 수익률 곡선을 관리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치면서 국고채를 중심으로 채권 투자심리는 빠르게 안정됐다.

그동안 금리 상승 폭이 컸던 장기물을 중심으로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국고채 10년물은 14.5bp 급락했다. 외국인이 10년 국채선물을 2천700계약 순매수한 것도 장기물 금리 급락의 동력이 됐다.

온기가 크레디트 채권까지 도달하기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크레디트 채권과 CP 금리는 한은의 양적 완화 소식에도 상승했다. CP 91일물은 2.04%에 고시됐다. 크레디트 채권 금리 상승이 이어지면서 국고채 금리와의 스프레드는 더 벌어졌다. 3년 만기 AA- 등급 회사채와 국고채 3년물 스프레드는 96.8bp로 9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가 4월부터 실행되는 데다 분기말 환매 이슈에 크레디트 채권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분기말 채권 양극화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채권시장은 한은의 의지를 확인한 것만으로도 환호했다. 무제한 RP 매입과 채안펀드 모두 분기말 보릿고개를 넘겨야 실행되지만, 심리 안정만으로도 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심리 안정보다 더 급한 이슈가 있다. 당장 분기말 환매 압력에다 국고채 입찰이 더해지기 때문이다.

채권 투자심리가 안정된다고 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의 투자심리 상태로 회복된 것은 아니다. 심지어 코로나19 이전에도 채권시장은 공급 부담에 변동성 확대가 나타났었다.

기획재정부는 4월 중 11조9천억원 규모의 국고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이 중 국고채 3년물은 오는 30일 입찰한다. 본매출 1조4천억원, 선매출 9천억원으로 총 2조3천500억원이다.

국고채 30년물은 보험사 등 장기투자기관의 수요라도 있지만, 국고채 3년물은 대부분 국고채전문딜러(PD)가 소화해야 한다.

정부는 PD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우수 PD의 비경쟁 인수 한도를 25%로 높이고 비경쟁 인수 행사 기간을 입찰일이 속한 주 금요일까지 늘렸다. 자금난에 허덕이는 증권사들이 PD 의무 이행을 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전일 뉴욕 차액결제 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211.75원에 최종 호가했다.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1.80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232.80원)대비 19.25원 내렸다. (금융시장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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