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기지표 충격이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미국을 필두로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전례 없는 부양책으로 경기 방어에 나서며 심리 악화를 필사적으로 막고 있지만, 조금씩 드러나는 코로나발(發) 경기 지표 충격에 투자심리는 바람 앞 등불과 같다.

27일 서울 외환시장과 외화자금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등 주요국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유동성 안정을 위한 각종 대책을 발표하면서 투자심리가 겨우 진정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들은 심리가 진정됐지만, 아직 코로나19 확산이 진행 중이고 내달부터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 신호가 지표를 통해 본격적으로 드러날 것이라며 심리는 언제든지 다시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간밤 발표된 미국의 지난주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328만3천 건으로 전주보다 300만1천 건이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고 수치다.

다만,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실업보험 청구 건수 폭증에 대해 정부의 재정 부양 패키지가 작동하기 전 숫자인 만큼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시장 심리를 진정시켰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도 "아마 경기 침체에 들어간 것 같다"며 "하지만 통상적인 침체와는 다르며 경제 펀더멘털 상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코로나19 때문에 신용경색이 발생하지 않도록 강력한 노력을 기울이겠다"면서 "자금공급에 관한 한 우리는 탄약이 바닥나지 않을 것이고 여전히 부양을 위한 다른 측면의 정책적 공간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시기상으로 월말 월초가 다가오면서 시장참가자들은 앞으로 나올 지표에 주목했다.

어느 정도 코로나19로 인한 지표 충격을 예상하면서 이를 가격에 미리 반영했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충격이 발생할 때는 시장이 다시 패닉에 빠질 수 있다고 봤다.

A 은행의 외환 딜러는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지표가 안 좋게 나오기 시작할 것"이라며 "오늘은 므누신 장관이 부양책 통과 이전의 상황이라며 무마했지만, 앞으로 본격적인 지표 쇼크가 나오면 얼마든지 위험 회피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은 코로나19 그 자체보다는 그 부작용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해 향후 각국의 경제지표는 우려했던 것보다 더 실망스러울 수 있다"며 "경제활동이 어려워졌고, 뉴욕 등 대도시 봉쇄는 서비스업 및 고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4월부터 확인하게 될 3월 경제지표는 침체 수준이 예상된다"며 "이로 인해 시장이 다시 불안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이 대규모 부양책을 승인하고 2~3주 이내에 집행을 시작하면 예상보다 지표 부진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B 은행의 외환 딜러는 "부양책을 보면 실제로 2~3주 이내에 직접 현금을 꽂아주는 방법들이 많다"며 "생각보다 부진이 심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분기 말인 3월이 지나면 수요로 달러화 등 주요국 통화의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이 진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C 은행의 외환 딜러는 "그동안 분기 말 수요나 유가 관련 이슈로 주요 통화들이 비이성적인 움직임을 나타냈다"며 "3월이 지나면 주요국 통화 움직임이 수요에 따라 움직이기보다는 시장 여건을 반영하며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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