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미국 기업들의 내부자들이 기업 실적 반등에 베팅하면서 지난 몇 년간 볼 수 없었던 속도로 자사주를 빠르게 매입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 내부자 거래 분석업체 워싱턴서비스에 따르면 이달 들어 2천800명 이상의 기업 경영진 및 간부진이 약 11억9천만달러어치의 자사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월간 기준으로 1988년 이후 세 번째로 빠른 속도다.

기업 경영진 및 간부는 지난 12월부터 2월까지 석 달 간 쓴 자금보다 더 많은 돈을 이달 첫 24일간 자사주 매입에 투입했다.

이번 달보다 기업 고위층의 자사주 매입액이 많은 기간은 2016년 2월과 2013년 10월뿐이었다. 2016년 2월엔 국제 유가가 급락하고 중국 경제 성장세에 대한 공포가 커지며 주가가 추락했다. 2013년 10월엔 미국 연방 정부가 폐쇄되면서 주가가 급락한 바 있다.

매입액이 아닌 매입자 수 기준으로는 이번 달이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11월 이후 가장 많았다.

WSJ은 "기업 내부자들은 일반적으로 자사의 실적 전망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이라며 "특히 주가가 폭락할 때 이들이 공격적으로 매입하는 것은 낙관적인 실적 전망을 시사하는 한편 투자자들을 안심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기업 내부자들의 자사주 순매입자 수가 증가한 것은 주식을 파는 내부자들이 줄었기 때문이다. 주식을 매입한 내부자 수는 2011년 8월 이후 처음으로 매도 내부자 수를 이달 넘어섰다.

이달 들어 자사주를 매입한 경영진으로는 웰스파고의 찰스 샤프 신임 최고경영자(CEO), 리 틸먼 마라톤오일 CEO, 크리스 론듀 플래닛 피트니스 CEO 등이다.

이들이 몸담은 기업의 주가는 이번 폭락장에서 벤치마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 올해 들어 웰스파고는 46%, 마라톤은 74%, 플래닛 피트니스는 33% 급락한 상황이다.







jhji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9시 24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