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작년 국내 단기금융시장에서 은행의 콜거래가 3조4천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30일 발간한 단기금융시장리뷰 자료에서 작년 은행의 콜거래가 중개거래 일평균 잔액 기준 전년 대비 3조4천억 원 감소했고, 그 가운데 국내 은행은 2조1천억 원 줄었다고 발표했다.

한은은 국내은행의 콜 거래 축소는 2015년 콜 시장 개편의 영향과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LCR)의 규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콜 시장 개편은 2015년 3월 자금중개회사의 콜거래 중개범위를 은행, 국고채전문딜러(PD) 및 공개시장운영 대상기관(OMO) 증권사, 자산운용사로 제한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시행령 및 금융투자업 규정 개정안이 시행된 사실을 말한다.

이에 따라 PD 및 OMO 대상 증권사(자기자본의 15% 이내로 허용)를 제외한 모든 비은행 금융기관의 콜머니 거래가 중단되고, 자산운용사의 콜론 한도도 총 집합투자재산의 2% 이내로 제한됐다.

한은은 "자산운용사의 콜론 한도 도입으로 국내 은행들은 비은행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콜차입을 제약받을 수 밖에 없었다"며 "콜론 운용에 제약이 생긴 자산운용사는 일시 여유자금을 은행계정대로 운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은행계정대는 자산운용사가 일시 여유자금을 수탁은행에 단기로 빌려주는 계정을 말한다.

LCR 규제도 국내은행의 콜머니를 축소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은행의 단기자금조달이 많아지면 30일간의 순현금유출 규모가 커져 LCR이 하락하게 된다. 국내은행은 정기예금, 금융채, 양도성예금증서(CD) 등을 통한 자금조달을 늘리고 콜머니 등 단기자금조달 규모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LCR 규제에 대응했다.

또 2016년 이후 국내은행의 콜론이 지속적으로 감소한 것은 일시 여유자금을 콜론보다 금리 메리트가 높아진 환매조건부채권(RP)으로 운용했기 때문이다.

국내은행이 콜·RP시장에 공급하는 자금 중에서 RP 운용 비중은 2015년 30%를 하회하였으나 2019년에는 80% 수준으로 크게 상승하였다.





국내은행의 콜거래 축소는 외은지점의 콜거래 위축으로 이어졌다.

외은지점은 국내은행의 콜차입 수요 감소 등으로 콜자금 운용여건이 악화되자 콜론을 축소하고 증권사 대상 RP매수를 확대했다.

또 국내은행이 콜론 규모를 지속적으로 줄이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증권사에 대한 콜론 비중을 늘림에 따라 외은지점의 콜차입 여건도 악화했다.

한은은 "단기금융시장 개편, 은행에 대한 LCR 규제 강화 등으로 콜거래 규모의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아직까지는 콜시장의 신용리스크 완화, 은행의 자금조절시장으로서의 성격 강화 등에 기여하는 등 제도 개편에 따른 문제점은 뚜렷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은은 이어 "다만 향후 콜거래 규모 감소세가 지속될 경우 시장의 가격발견 기능 저하 등 규제의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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