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채권시장 불안에 따라 카드사들은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하고 연체율 상승 우려가 이어지는 등 금융위기 수준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30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최근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시장이 전반적으로 불안한 양상을 보이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에도 주요 카드사들의 회사채 발행금리가 우상향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주 7개 카드사(신한, 삼성, KB국민, 현대, 롯데, 우리, 하나카드) 가운데 여전채 발행에 나선 곳은 신한카드(AA+)와 롯데카드(AA-)로 발행 규모는 각각 300억원과 100억원에 그쳤다.

카드사 가운데 가장 높은 등급을 유지하고 있는 신한카드도 지난 10일 3년물을 발행했을 당시 금리 1.392%보다 30bp 이상 높은 금리로 발행했다.

윤원태 SK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여전채가 민평대비 30~35bp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는 등 시장의 경색이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카드사들은 올해 금리 인하로 자금 조달 형편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오히려 조달 비용이 늘어날 것을 걱정하고 있다.

카드 연체율도 비상이다.

소비지표 악화에 따른 전반적인 경기 위축으로 중소기업 가운데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이 상승하는 흐름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번달 소비자심리지수는 78.4포인트로 지난달에 기록했던 96.9포인트에 비해 18.5포인트 급락했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 2008년 9월에서 10월에 기록한 12.7포인트 급락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소비자심리지수는 날이 갈수록 떨어지고 은행 연체율도 상승하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월말 국내은행의 1개월 이상 연체율은 0.41%로 전월말 대비 0.04%포인트 올랐고 자영업자 연체율은 0.33%로 같은 기간 0.04%포인트 올랐다.

가계대출 연체율도 전월말 대비 0.03%포인트 오른 0.29%를 기록하며 자영업자와 가계의 동반 부실이 현실화하고 있다.

이러한 소비자심리 하락과 연체율 상승은 경기 위축 우려에 따른 것으로 이는 실물경기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정원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번 조사는 코로나19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조사됐다는 점을 고려해야한다"며 "일시적인 충격은 모든 형태의 소비지출 위축 심리를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으로 7개 전업카드사의 1개월 이상 연체율은 1.6%로 큰 변동 없이 유지되고 있지만, 올해는 연체율 상승이 불가피하다.

카드 업계 한 관계자는 "연체율이 조사하는 시기에 따라 크게 올라가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며 "지난해까지 연체율은 양호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실물경기 영향을 많이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ms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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