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KB금융이 강한 의지를 보이면서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의 약진이 전망된다.

30일 보험업계와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지난 19일 진행된 푸르덴셜생명 본입찰에 참여하면서 인수가로 2조원 이상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 후보인 한앤컴퍼니, IMM 프라이빗에쿼티(PE) 등은 1조원 중반대를 제안해 KB금융이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낸 것으로 전해진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의지가 확고하다. 윤종규 회장은 지난 20일 열린 KB금융 주주총회에서 푸르덴셜생명 인수와 관련해 "제로금리 상황을 우리보다 먼저 겪고 있는 유럽과 일본에서 보험업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은행업보다 높다"며 "어려운 환경일수록 기회가 있어 보험의 수요가 있어 괜찮은 비즈니스로 본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어서 가격을 고심했다"며 "결과는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험업계에서는 KB금융이 PEF보다 높은 인수가를 제시하면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한발 앞선 것으로 평가했다.

또한, 코로나19 여파로 초저금리 상황에 직면하는 등 업황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PEF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강점을 가진 금융지주사의 역할이 부각될 수 있다.

이에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가 주목받고 있다.

예컨대, KB손해보험은 KB금융 품에 안긴 이후 가치경영에 주력하면서 경쟁 손보사들과 다른 행보를 보였다.

올해도 고객과 가치 중심의 경쟁과 혁신에 집중한 지속 가능한 발전으로 경영계획을 설정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보사들이 그동안 장기인보험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KB손보는 가치경영에 주력했다"며 "외형확대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둔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였기에 가능한 부분이었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달 더케이손해보험을 약 77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 인수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하나금융은 더케이손보를 디지털 종합손해보험사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신한금융지주의 경우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통합 작업을 마무리하면 67조원 이상의 총자산을 보유해 농협생명을 제치고 생명보험업계 4위의 보험사를 보유하게 된다.

KB금융도 푸르덴셜생명을 품에 안을 경우 생명보험업계 10위 내 진입이 가능하다. 현재는 KB생명을 계열사로 두고 있지만, 총자산이 10조원으로 소형 생보사에 머물러 있다.

푸르덴셜생명은 지난해 11월까지 1천46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나타냈으며 총자산은 20조8천930억원이었다. 작년 3분기 말 기준으로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은 515%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PEF가 인수하면 오렌지라이프처럼 리모델링을 거쳐 몇 년 후에 다시 M&A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며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PEF의 자금 조달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가장 높은 인수가를 제시한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좀 더 다가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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