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KT가 내부 출신인 구현모 새 최고경영자(CEO)를 필두로 경영 혁신을 이루고 1등 이동통신 기업으로 거듭날지 주목된다.

KT는 30일 서초 KT연구개발센터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구현모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황창규 회장의 뒤를 이어 구 사장이 CEO로 정식 선임되면서 '구현모 호(號) KT'가 본격적으로 출범했다. 임기는 2023년 3월까지다.

특히 구 사장은 12년 만의 내부 출신 CEO로, 회사 전반을 두루 파악하고 있어 KT그룹 안팎에서 거는 기대가 크다.

동시에, 3년이란 짧은 임기상 구 사장이 강력한 리더십을 토대로 사업을 추진력 있게 밀고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목은 구 사장이 앞으로 보여줄 리더십에 쏠린다.

먼저 이동통신(MNO) 분야에서는 5G 점유율 확대가 시급하다.

현재 KT는 5G 시장 점유율이 SK텔레콤에 이어 2위에 머물러 있다.

KT는 과거 3G(WCMA) 전국망을 가장 먼저 확보한 후 1년쯤 3G 1등을 달린 바 있지만, 이후 SK텔레콤에 1위 자리를 뺏겼다.

5G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서는 통신 품질 개선과 함께, 5G 특화 콘텐츠 발굴이 숙제로 꼽힌다.

KT는 지난해 가상·증강현실(VR·AR) 등의 5G 콘텐츠를 선보였지만, 특별히 성공한 서비스가 없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특히 수익성이 좋은 기업간거래(B2B) 5G 서비스 발굴을 통해 성장 활로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료방송 분야에서 경쟁 우위를 이어가는 것도 과제다.

KT는 그간 유료방송 시장 1위 자리를 사수해왔지만, 경쟁사들이 적극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서며 몸집을 키웠다.

현재 1위는 점유율 31%의 KT-KT스카이라이프이지만, 그 뒤를 LG유플러스-LG헬로(24.5%), SK텔레콤-티브로드(23.9%)가 맹추격 중이다.

이에 따라 KT도 딜라이브, 현대HCN, CMB 등에 대한 M&A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다만 KT 내부에서는 구 사장의 신중한 성격상 공세적인 M&A 추진보다는, 내부 투자 강화나 KT스카이라이프와의 공조에 힘을 기울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직 문화 혁신과 더불어 조직 정비에도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

업계는 2002년 민영화한 KT에 공기업 문화가 남아 혁신을 가로막고 있다며 조직문화 전반의 혁신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이와 함께, 43개에 달하는 계열사가 기업 가치와 성장을 저해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구 사장은 최근 조직 효율성을 강화하고 조직 문화를 탄탄히 하기 위한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KT 내부에서는 구 사장이 32년간 KT에서 재직하며 쌓은 임직원 유대관계와 그룹 전반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조직을 빠르게 쇄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구 사장은 최근 국내 주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과 만나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그룹사 리스트럭처링(구조 개편)을 언급하기도 했다.

구체적인 개편 방안을 공식화하진 않았지만, 구 사장이 통신 시장 1등을 향해 사업구조 개편작업에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많다.

특히 통신 본업과 무관한 자회사 매각 가능성이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는 "구 사장은 KT에서 32년간 근무하며 '전략통'으로 꼽혀왔던 만큼 누구보다도 내부 사정에 밝고, 사내에서 '구현모임'이란 별명이 나올 만큼 직원들과의 소통에도 적극적"이라면서 "구 사장이 기존의 네트워크 사업 기본기를 탄탄하게 다지는 한편, 신사업 추진에도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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