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3월 중순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혼란을 배경으로 달러 매수세가 일어났을 때 일본 개인 FX 투자자인 와타나베 부인들이 적절하게 이익 확정 달러 매도에 나섰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30일 보도했다.

달러-엔 환율이 110~111엔대의 고점을 친 타이밍에 FX 투자자들이 이례적인 달러 순매도(달러 매수·엔화 매도 포지션이 달러 매도·엔화 매수 포지션을 하회하는 상태)로 돌아선 것이다.

신문은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엔화 급등으로 와타나베 부인들이 상처를 입었지만 그 다음에는 복구샷을 잘 친 것 같다고 평가했다.

FX 4개사의 주간 데이터에 따르면 이달 25일 기준 달러 매수·엔화 매도 포지션은 약 26억4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최근 고점이었던 3주 전에 비해 절반 이하로 축소됐으며 지난 5년새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신문은 "(와타나베 부인들이)그만큼 과감히 달러를 매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달러 매수·엔화 매도 포지션은 달러 매도·엔화 매수 포지션(약 35억2천만 달러)보다 적어졌다. 일반적으로 FX 이용자들은 달러 매수를 선호하기 때문에 달러 순매도는 흔한 일이 아니다.

가이타메닷컴의 일별 데이터에 따르면 와타나베 부인들이 달러 순매도로 돌아선 시기는 지난 3월 20일이다. 달러화 가치가 급상승해 달러-엔 환율이 110~111엔대로 오른 시기와 겹친다.

와타나베 부인들은 그간 부풀어올랐던 달러 매수 포지션을 이 레벨에서 단번에 해소하고 이익을 확정했다. 달러-엔 상승세가 111엔대에서 둔화된 것을 고려하면 훌륭한 거래인 셈이다.

앞서 외환시장에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달러 약세·엔화 강세가 진행됐다. 불안 심리가 확산하면서 도피처로 주목받던 엔화에 돈이 모인 것이다. 지난 9일 달러-엔 환율은 3년 4개월만에 최저치인 101엔대로 하락했다. 이 국면에서 FX 투자자는 로스컷 발동 등으로 손실을 입었다.

하지만 엔화 강세는 여기까지라고 판단한 와타나베 부인들은 시세 흐름과 반대되는 거래에 나섰다. 달러 매수를 늘린 것이다.

신문은 "결과적으로 이는 주효해 설욕을 완수했다"고 말했다. 이후 '리스크 회피성 엔화 매수' 대신 '유사시 달러 매수'가 늘어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유사시 달러 매수'가 늘어난 배경에는 미국 주가 급락이 있다. 시장이 더욱 혼란해지면서 기존에 '안전자산'으로 취급받던 금과 미국 국채까지 매도되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나게 됐다.

'의지할 수 있는 것은 현금뿐'이라는 심리가 확산되면서 현금의 대표격이라고 할 수 있는 달러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

이 여파로 달러-엔 환율이 고비인 110엔을 넘자 FX 투자자들은 재빠르게 달러 매도로 돌아섰다.

신문은 23일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달러 수급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무제한 양적완화를 결정했다며, FX 투자자들의 달러 매도는 올바른 판단이었다고 평가했다.

이후 달러-엔 환율은 하락해 현재 107엔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신문은 와타나베 부인이 이익 확정 달러 매도를 과감히 늘릴 때 달러화 가치가 고점을 치는 패턴이 앞으로도 반복될 수 있다며 이를 주시하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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