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두산중공업이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과 신사업 확대 노력을 통해 본격적으로 재무성과를 내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최형희 두산중공업 대표는 30일 오전 강남구 논현동 두산빌딩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2023년까지 신사업 수주 비중을 50% 수준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중장기 수주 포트폴리오를 수립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최 대표는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사업 속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궁극적으로 재무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최근 주력 사업의 수익성 악화와 관련,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아직까지 해소되지 않았다고도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세계 경제는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저성장 기조가 이어졌고, 수년간 지속된 발전시장의 침체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며 "제한된 시장을 놓고 경쟁은 한층 치열해졌고, 미중 무역 갈등, 지정학적 리스크, 거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까지 더해져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은 한층 더 깊어졌다"고 전했다.

또 "안정적인 수익구조 유지를 위해 기존 사업에서 매출을 최대한 확보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가스터빈과 신재생 등 신사업에서도 일부 가시적인 성과가 있었지만,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신규 사업이 본격적으로 매출에 기여할 때까지는 안정적인 수익구조 유지를 위해 기존 사업에서 지속적인 매출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게 최 대표의 입장이다.

그는 "'디지털 트랜스포매이션'으로 사업화의 속도를 높이고, 디지털 활용으로 경쟁력을 제고하겠다"며 "올해도 비용 절감과 조직 운영 효율화를 통해 내실을 다지는 한 해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두산중공업은 향후 유상증자 등에 나설 것을 고려해 자본금 한도를 선제적으로 확대하는 정관변경 안건을 이날 주총에서 의결했다.

두산중공업은 자본금 한도를 기존 2조원에서 10조원으로 5배 늘렸다.

앞서 두산중공업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1조원 규모의 한도성 대출을 확보하며 '급한 불'을 끄기는 했지만, 만기도래 차입금 규모를 고려할 때 추가 자본확충이 필수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또 두산중공업은 자본금 확대와 함께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한도도 각각 기존 대비 4배인 2조원으로 확대하는 안건도 의결했다.

지난해 말 기준 두산중공업의 별도기준 차입금은 4조9천억원에 달한다. 자회사를 포함한 연결기준으로 범위를 확대하면 차입금은 5조9천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올해 만기가 도래하거나 상환청구권 행사가 가능한 회사채 규모는 1조2천억원에 달하는 수준이다.

일단 1조원의 긴급 자금을 활용하더라도, 향후 만기도래 물량 규모를 고려하면 자본확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를 감안해 두산중공업 또한 5년만에 만 45세 이상 직원 2천600여명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는데 더해, 일부 사업의 휴업까지 검토하며 인력 구조조정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이날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과, 남익현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도 원안대로 의결했다.

다만, 남 교수는 감사위원 재선임 안건은 정족수 미달로 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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