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달러-원 환율이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에 1,220원대 중반으로 올라섰다.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전 11시 25분 현재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4.80원 급등한 1,225.40원에 거래됐다.

한국은행이 익일 한미 통화스와프 자금 중 120억 달러를 일차적으로 공급하겠다고 밝히며 달러 유동성 우려는 완화됐으나 증시가 부진하면서 투자 심리가 다시 위축됐다.

이날 코스피는 하락 출발 후 장중 한때 3%대의 낙폭을 나타내기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및 국내 경기 침체 우려가 투자 심리를 냉각시켰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27일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경제가 침체 국면에 진입했다고 공식 언급했다.

또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이 10% 넘게 역성장 할 수 있다는 투자은행(IB)의 전망도 나왔다. 노무라증권은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전년 대비 마이너스(-) 12.2%를 기록할 것이라면서 당초 경제 전망을 대폭 낮췄다.

한편 아시아 시장에서 달러화 지수가 최근의 낙폭을 소폭 반납한 점도 달러-원 상승 재료가 됐다.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ICE 달러화 지수는 0.3% 이상 반등하며 98.6선으로 올랐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도 오전 장중 한때 7.11위안대까지 올랐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을 통해 500억위안(약 8조6천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하고 입찰금리를 기존 2.4%에서 2.2%로 0.2%포인트 인하했다.

◇오후 전망

딜러들은 달러-원 환율이 오후 1,220.00~1,230.00원 범위에서 거래될 것으로 예상했다.

달러-원 환율이 유동성 기대보다 경기 침체 우려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만큼 급등세는 이어질 것으로 봤다.

증시가 추가 하락하고 시장이 강한 리스크 오프(위험 회피) 심리를 보일 경우 1,230원대까지 상단을 열어둬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 은행의 외환딜러는 "주말 동안 글로벌 코로나19 사태가 악화한 점을 반영하고 있다"며 "여러 중앙은행이 유동성을 공금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 해결 전까지는 약발이 떨어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 딜러는 달러-원 환율이 상단을 많이 높였지만 1,230원까지도 상향 시도가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급등 폭과 관련해서는 "시장에 유동성이 많지 않아서 달러-원 환율의 변동성이 큰 상황"이라며 "글로벌 시장 흐름을 봤을 때 급격하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의 외환딜러도 "분위기는 상승 쪽이고 추가 상승 시도가 나올 수 있다"며 "1,220원대에 안착하고 하단이 지지되고 있는 만큼 주식 시장 흐름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장중 동향

이날 달러-원 환율은 지난 주말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의 달러-원 1개월물 최종 호가를 반영해 전일대비 5.40원 오른 1,216.00원에 개장했다.

개장 후 오전 내내 상승세를 이어갔다.

장 초반에는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다가 코스피와 위안화 흐름에 연동하면서 두 자릿수로 상승 폭을 키웠다.

전 거래일 1,210원대로 내려앉았으나 하루 만에 다시 1,220원대를 돌파해 안착했다.

장중 전 거래일대비 15.70원 오른 1,226.30원까지 일중 고점을 높였다.

장중 저점은 1,213.50원으로 일중 변동 폭은 12.80원 수준이다.

연합인포맥스 예상거래량(화면번호 2139)에 따르면 현재 시각 기준으로 거래량은 약 24억 달러가량이다.

같은 시각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천579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하고, 코스닥에서는 278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달러-엔 환율은 전장 뉴욕장 대비 0.718엔 하락한 107.240엔에, 유로-달러 환율은 0.00510달러 하락한 1.10914달러에 거래됐다.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1,142.28원을 나타내고 있다. 위안-원 환율은 172.11원에 거래됐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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