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마진콜에 지침 마련해달라 촉구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미국 모기지은행협회(MBA)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주택담보대출 시장 구제를 위한 주택저당증권(MBS) 매입으로 인해 미국 주택 시장이 대규모 붕괴(disruption)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9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MBA는 당국에 보낸 서한에서 연준의 MBS 매입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하락하면서 금리 인상에 대비한 헤지 포지션에서 대규모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이 발생해 주택시장이 "대규모 붕괴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많은 모기지 은행들은 고객의 주택담보대출이 확정되면, 금리 인상에 따른 자신들의 손실 가능성에 대비해 시장의 금리가 이후 오르면 돈을 받는 헤지를 증권사에 설정해뒀다.

하지만, 모기지 채권 가격이 연준의 매입으로 폭등하면서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금리가 급락해 헤지 포지션에서 대규모 마진콜이 발생했다.

일부 모기지 은행들은 수천만달러 규모의 마진콜에 직면해 사업 자체가 붕괴할 수 있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특히 가장 타격이 심한 곳은 독립 모기지 은행들로 이들은 작년에 발생한 2조1천억달러 규모의 모기지 중에서 55%를 대출해준 곳이다.

MBA는 당국에 보낸 서한에서 "지난주 기관 MBS 시장의 갑작스러운 가격 변동성으로 모기지은행들의 헤지 포지션에 대해 증권사들이 추가 증거금을 요구하고 있다"라며 "이는 많은 모기지은행에 지속 불가능한 일이다"라고 경고했다.

MBA는 "마진콜 규모가 지난주 후반 유례없는 수준으로 증가했다"라며 "상당수의 대출업체는 자본력이 탄탄하지만, 이러한 마진콜은 그들의 운전 자본을 잠식해 운영을 지속할 수 없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협회는 특히 일부 대출업체들은 하루 이틀 내에 마진콜에 응할 수 없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준은 금융시장 혼란으로 채권 매각이 거세지자 MBS와 국채 매입을 단행했다.

지난 3월 16일로 끝난 주간에만 연준은 680억달러어치의 MBS를 사들였으나 매도세가 계속되자 지난주 1천830억달러어치의 MBS를 매입했다.

연준이 2주간 사들인 MBS는 2009년 금융위기 당시 연준이 4주간 사들인 MBS보다 840억달러가량 더 많은 수준이다.

MBA는 연준에 또다시 모기지 시장을 지원하기 위해 강력히 개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MBA의 마이클 프랜타노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시장에 개입할 때 그들은 외과용 메스가 아니라, 큰 쇠망치를 들고 왔다"고 지적했다.뉴욕 연방준비은행은 30일에도 지난 27일과 같은 규모인 400억달러어치의 MBS를 추가 매입할 계획이다. 이는 연준이 상황 파악을 아직 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고 CNBC는 지적했다.

프랜타노니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매입에 변화를 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MBS 하이웨이의 배리 하빕 창립자는 "이는 시스템의 붕괴(collapse)다"라며 "연준이 일정 기간 매수를 중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MBA는 이번 서한을 연준과 미 금융산업규제청(FIRA),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냈다.

MBA는 당국에 헤지를 제공한 증권사에 규제상의 구제안을 마련해줄 것을 촉구했다. 증권사에 일정 수준까지는 마진콜을 요구하지 않도록 지침을 내려달라는 것이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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