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행동주의 펀드도 코로나 사태에 '눈치'…"몸 사린다"
美 행동주의 펀드도 코로나 사태에 '눈치'…"몸 사린다"
  • 진정호 기자
  • 승인 2020.03.3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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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미국 내 코로나19 사태가 악화하자 행동주의 헤지펀드들도 눈치를 살피며 '몸조심'하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 보도했다.

코로나 사태로 기업 사정이 급격히 나빠지는 상황에서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행동주의 펀드의 행태는 부적절하다는 시각이다.

대표적 행동주의 헤지펀드 매니저인 칼 아이컨은 지난주 옥시덴탈정유의 이사회를 전면 교체하라는 압박을 그만두는 대신 이사회 의석 두 자리를 확보하고 세 번째 자리도 선택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옥시덴탈 정유는 최근 국제 유가 폭락으로 곤란을 겪고 있다. 지난주에는 신용등급이 정크 등급으로 떨어지며 '추락천사' 대열에 합류하기도 했다.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이런 회사를 상대로 자신의 이익만 도모하는 것은 여론을 악화할 수 있다는 게 아이칸의 판단으로 보인다.

또다른 행동주의 펀드 스타보드밸류LP도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업체 박스와 세 명의 이사를 임명하는 데 합의했다.

엘리엇매니지먼트도 프랑스계 컨설팅기업 캡제미니가 알트란테크놀로지를 인수하는 것에 반대하던 포지션을 접고 알트란의 주식을 캡제미니에 매각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엘리엇이 "더 건설적인 방식으로" 이들 기업과 협력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엘리엇이 급락한 주식과 채권을 사들여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을 택할 수도 있다는 뜻이라고 WSJ은 전했다.

통상 3월은 행동주의 펀드들이 가장 바쁜 기간이다. 봄에 열리는 주주총회를 앞두고 자신들이 바라는 방향으로 이사회를 움직이기 위해 각종 압박을 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기업들이 비상 체제에 접어들면서 행동주의 펀드들도 자신들의 이익만 요구할 수 없는 상황이 돼버렸다.

기업 대리 서비스업체 D.F.킹의 에드워크 맥카시는 "지금 기업들은 임직원이 함께 분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을 무너뜨리려는 것은 모두에게 좋지 않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런 만큼 행동주의 헤지펀드들의 실적도 악화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헤지펀드업계 분석기관 HFR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행동주의 펀드의 실적을 추종하는 지수는 올해 들어 지난 2월 말까지 약 11% 하락했다. 미국 증시가 급락한 3월에는 더 큰 폭의 하락이 예상된다.

jhj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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