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통합법인 출범이 공식화하면서 수십년간 이어온 생명보험업계 '빅3' 체제도 지각변동될 전망이다.

신한금융지주는 31일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통합법인을 내년 7월에 설립한다고 밝혔다.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를 품에 안은 지 3년 만에 합병이 이뤄지는 것이다.

신한금융은 2018년 2조2천989억원에 오렌지라이프 지분 59.1%를 인수했다. 지난 1월 오렌지라이프의 자사주 외 잔여지지분 40.9%를 취득하고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신한금융은 작년 2월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 합병 추진을 위한 공동경영위원회를 설치한 바 있다.

이에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는 워킹그룹을 중심으로 순차적인 통합을 준비해왔으며 실무 부서를 서로 옮기는 등 물리적인 화합을 시도했다.

신한금융은 내달부터 사업 부문별 본격적인 통합작업에 돌입하며 IT와 재무 통합에 도움을 줄 컨설팅사 선정작업도 마쳤다.

내년 7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통합 작업이 마무리되면 수십년간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으로 굳어진 '빅3' 체제에도 균열이 생길 전망이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총자산이 33조8천억원과 33조7천억원인 만큼 통합법인은 67조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해 농협생명(65조원)을 제치고 생명보험업계 4위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특히 당기순이익 부문에서는 한화생명을 제치고 '빅3'에 포함될 수 있다.

한화생명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68.1% 감소한 1천146억원에 그쳤지만,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는 5.5%와 12.8% 줄어든 1천239억원과 2천715억원을 나타냈다.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도 신한생명 227.9%, 오렌지라이프 393.31%와 비교해 한화생명은 235.3%였다.

보험업계에서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TM채널과 FC채널, 건강보험 및 변액보험 등 판매 채널과 주력 판매 상품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어 양사가 통합하게 되면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했다.

예컨대 영업의 핵심인 전속설계사 조직의 경우 삼성생명이 2만4천명을 보유하고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이 1만8천명과 1만4천명을 확보하고 있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설계사를 합하면 1만1천명으로 교보생명에 육박하게 된다.

보험업계에서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물리적 통합과 함께 화학적 화합도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앞서 2018년 PCA생명을 품고 통합 법인을 출범시킨 미래에셋생명의 경우 통합추진단을 운영하며 합병 전에 금융시스템 개편도 완료한 바 있다. 하만덕 미래에셋생명 부회장이 PCA생명 대표로 선임돼 합병작업을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보험사였던 오렌지라이프와 금융지주 계열사인 신한생명의 조직 분위기가 상당히 달랐던 만큼 직원들 간의 소통과 화합도 중요한 요건이 될 것"이라며 "통합법인이 출범하면 순식간에 4위로 도약하는 만큼 생명보험업계에 지각변동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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