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한국은행의 한미 통화스와프 자금 공급을 앞두고 과거 금융위기 때만큼 외화자금시장 경색을 해소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31일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스왑호가 일별추이(화면번호 2132)에 따르면 전일 외환(FX) 스와프 시장에서 스와프포인트는 한은의 유동성 공급 계획 발표에도 오히려 하락하는 등 분기 말 경계가 여전한 모습이다.

1년물 스와프포인트는 1.20원 하락한 마이너스(-) 14.80원을 나타냈고, 6개월물도 0.80원 하락한 -8.80원에 마감했다.

전일 장 초반까지만 해도 통화스와프 자금 공급 기대에 소폭 상승 출발하는 듯했으나, 장 후반으로 갈수록 하락세로 전환했다.

특히, 초단기물인 탐넥(T/N·tomorrow and next)은 0.39원 급락한 -0.40원에 종가를 형성하면서 여전히 분기말 유동성 경색이 이어지고 있음을 나타냈다.

한은은 이날 오전 10시~10시 30분 통화스와프 자금 중 120억 달러에 대한 외화대출 입찰을 시행한다.

입찰 예정액은 7일물이 20억 달러, 84일물이 100억 달러다.

입찰 후 실제 유동성이 공급되는 결제일은 내달 2일이다.

한은 관계자는 이번 자금 공급으로 외화 자금 사정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전했다.

외화자금시장 참가자들도 스와프 시장의 안정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봤지만, 시장 심리가 완전히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A 은행의 스와프 딜러는 "전일 탐넥은 오전에 -20전에 거래되다가 장 마감 후 급하게 구하는 곳에서는 -50전까지 호가가 나왔다"며 "결국 시장이 곳간에 있는 달러를 풀지 않는다는 이야기다"고 말했다.

그는 "통화스와프 자금 공급은 당장 급한 불을 끄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스와프포인트 급락을 막고 레인지에 가두는 효과가 있겠지만, 장기적인 효과는 시장 심리가 개선돼야 하는 일"이라고 내다봤다.

B 은행의 스와프 딜러는 "유동성 공급으로 스와프 시장 불안감을 안정시키는 효과는 충분히 거둘 수 있다"면서도 "유동성 경색 우려를 종식하기에는 아직 심리가 불안한 감이 있다"고 전했다.

과거 위기 당시보다 은행들의 유동성 관리 능력이 커진 만큼 실제로 은행이 예전처럼 자금이 급하지 않을 수도 있어 자금 공급이 과거만큼 효과를 볼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은행들이 달러가 없어서 시중에 못 푸는 것이 아니라 혹시나 모를 상황을 대비해 달러를 보유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B 딜러는 "금융위기 당시에는 입찰에서 시장금리 대비 100~200bp까지도 적어내는 등 대출을 위한 경쟁이 치열했다"며 "그러나 지금은 금리 수준을 고려하지 않고 과거처럼 경쟁하기에는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도 그동안 다양한 유동성 관리로 준비해 온 만큼 자금이 예전처럼 급하지 않다"며 "이번에는 자금이 은행에 들어와 수요처로 공급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날 분기 말 이슈가 해소되는 가운데 자금 공급도 예정돼 있어 4월부터는 스와프포인트가 상승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입찰 결과에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C 은행의 스와프 딜러는 "입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봐야 한다"며 "스와프포인트가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지만, 아직 호가도 크게 벌어지는 등 조달 이슈가 끝나지 않은 모습이다"고 말했다.

그는 "입찰 이후 분기 말 이슈도 끝나면 방향을 잡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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