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한국은행이 지난해 위탁자산 비중을 확대하면서 보유 외환에서 미 달러화 비중이 소폭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31일 펴낸 '2019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외환보유액 중 미 달러화 비중이 69.1%로 전년 대비 0.7%포인트 줄어들었다.

지난해 말 전체 외환보유액은 지난 2018년보다 51억 달러 증가한 4천88억 달러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통화 구성은 전년과 비슷하게 유지했으나 위탁자산 비중을 확대하면서 미달러화 비중이 소폭 축소됐다"며 "위탁자산은 다양한 통화표시 자산이 포함된 글로벌 채권 및 주가지수를 기준으로 운용되고 있어 직접 투자자산에 비해 미 달러화 비중이 낮다"고 설명했다.

자산별로 보면 지난해 말 한국은행 외화자산 중 현금성자산은 4.6%, 직접투자자산은 74.6%, 위탁자산은 20.8%를 차지하고 있다. 이 중 위탁자산은 전년보다 2.5%포인트 늘어났다.

특히 지난해 7월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세 차례 연속 금리를 인하한 후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지면서 채권 및 주식 투자가 늘어난 영향이다.

자산구성 면에서는 현금성 자산의 비중은 2018년 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한국투자공사(KIC)와 국내외 자산운용사에 추가 위탁, 주요국 주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투자자산 내에서 위탁자산 비중이 확대됐다.







한은의 외화자산 중 주식은 전액 외부에 위탁해 운용하고 있어 위탁자산에 포함된다.

실제로 지난해 초만 해도 미·중 무역 분쟁 심화 가능성, 무질서한 브렉시트 우려,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 등으로 변동성이 확대됐으나, 연준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완화 기조로 선회하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고 회사채 스프레드가 축소되는 등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확대된 바 있다.

이에 따라 한은은 연초 유동성과 안정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외화자산을 운용했다가 이후 국제금융시장 흐름에 맞춰 자산배분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8.9% 상승한 바 있다.

상품별로는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대응해 안전성이 가장 높은 정부채의 비중을 확대하고 정부기관채 등 비정부채의 비중은 축소했다. 주식 비중은 늘어났다.

한편 한은은 국내 금융기관 활용을 통한 국내 금융산업 발전 지원을 위해 외환보유액 운용의 거래상대방으로 국내 금융기관을 선정해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한은과 국내 증권사 간 거래규모는 140억 달러로 전년 대비 2.8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2년 6월 국내 자산운용사에 중국 주식의 운용을 위탁했고 이후 단계적으로 위탁기관 수 및 위탁 규모를 증액했다. 지난해에는 선진국 주식의 운용을 위탁하기 위해 2개 운용사를 선정했고 이들 기관은 2019년 4월부터 각각 1억5천만 달러씩 총 3억 달러 규모의 선진국 주식을 패시브 전략으로 운용하고 있다.

한은은 "앞으로도 국내 금융산업의 해외부문 육성을 위해 국내 증권사와의 거래를 양적, 질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라며 "또한 증권사들의 역량에 비례해 거래규모를 차별화함으로써 가격경쟁력 및 시장정보 제공능력 향상을 유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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