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bp 인하 소수의견 낸 임지원 위원 "신용경계감·외환시장 변동성 우려"



(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한종화 기자 = 지난 임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통위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금융시스템 안정과 디플레이션 등 극단적 상황을 우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31일 공개한 2020년 6차 금통위 의사록(3월 16일 개최)에 따르면 금통위원들은 코로나19로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이 서로 경기 악화를 유발하는 악순환이 나타날 것을 우려해 기준금리를 50bp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의사록의 의견 개진 순서대로 A 금통위원은 "경제주체들의 심리위축으로 실물경제와 금융시장 간에 악순환적 연계가 상호작용하면서 향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같이 금융시스템의 안정까지 저해되는 극단적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준금리를 0%대의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내리면 가계와 기업의 차입비용 경감을 통해 성장, 물가 등 실물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부양효과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B 금통위원은 경기 악순환과 함께 디플레이션 위험도 경고했다.

B 위원은 "코로나19 사태가 미시적·부문별 충격만이 아닌 거시적·총수요 충격으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총수요 위축이 장기화할 경우 이미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던 우리 경제의 기조적 인플레이션이 더욱 낮아지면서 디플레이션 위험을 고조시킬 우려도 확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D 금통위원은 코로나19로 경제활동 위축이 생산자본과 노동력의 영구적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했다.

E 금통위원은 "올해 성장과 물가 경로의 대폭 하락에 대비하고, 단기적으로는 모든 경제주체의 유동성 위험 상승에 적극 대처해야 할 상황"이라며 "취약부분에 대한 유동성 지원 확충을 넘어서 과감한 통화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F 금통위원은 "실물경제에 대한 하방리스크에 대응하고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 비교적 큰 폭의 기준금리 인하가 불가피해 보인다"며 "현재의 여건에서 중요한 금융안정 책무는 금융시장의 안정"이라고 강조했다.

C 위원인 임지원 금통위원은 경기 충격에 대한 우려와 관련해 다른 위원과 의견을 같이 했지만 기준금리 인하 폭은 25bp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위원은 "미국 연준의 공격적 금리인하로 비기축 통화국에서의 정책 신축성이 높아지기는 했으나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여전히 크고 신용경계감이 높아지고 있음을 유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 위원은 이어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본격적으로 고조된다면 국내 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수 있기에 주의가 필요하다"며 "이번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현재 1.25%에서 25bp 인하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이날 한은은 3월 12일에 열린 2020년 5차 금통위 의사록도 공개했다.

5차 금통위에서는 한은이 대출시 받는 적격담보증권의 범위를 산업금융채권, 중소기업금융채권, 수출입금융채권 및 주택금융공사 발행 주택저당증권(MBS) 등으로 확대했다.

한 금통위원은 "선진국의 중앙은행들은 원칙적으로 금융시스템 내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우량 증권을 적격담보의 대상으로 간주한다"며 "중앙은행의 역할은 금융시장에서 적정 유동성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필요시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이므로 금융시스템 내에서 시장원리에 의해 창출된 금융수단을 담보로서 포괄적으로 인정하는 것이 역사적으로나 이론적으로 볼 때 보다 타당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은의 담보제도는 그동안 국채를 중심으로 하는 형태에서 최근 국채 이외의 채권으로 담보범위를 넓혀가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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