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3월 초 바짝 얼어붙었던 신용시장 여건이 최근 완화할 조짐을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1일 보도했다.

미국이 전면적인 신용위기 없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 속에서 투자자들은 세컨더리 마켓(유통 시장)에서 투기등급 채권을 사들였고, 일부 위험 기업들은 다시 회사채를 발행하기 시작했다.

지난 4일 이후 처음으로 피자헛 소유주인 윰 브랜드는 미국 시장에서 하이일드 채권을 발행했다. 그다음 날 크루즈 업체 카니발이 3억 달러 규모의 3년 만기 담보 채권 마케팅을 시작했다.

카니발은 엄밀하게 말하면 투자등급 회사지만, 신용평가사의 하향 조정 검토 대상에 올라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영업이 중단될 위기에 처한 뒤여서 카니발은 새로운 채권에 높은 이자 금리를 지불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클레이즈 인덱스에 따르면 전일 기준 미국 투기등급 회사채 수익률은 평균 9.67%를 기록 중이다. 전주 11.57%에서 하락했다. 지난 4일의 5.64%와 비교하면 여전히 가파르게 높은 수준이다.

채권 수익률과 채권값은 반대로 움직인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의 계열사인 LCD에 따르면 S&P/LSTA 레버리지론 인덱스에서 투기등급 회사채 론의 평균 가격은 81.22센트를 기록했다. 지난주 중반 76.23센트에서 올랐다. 이번 달 초 95센트 근처였던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낮다.

다른 위험자산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가 미국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규정으로 인해 경제가 마비되기 시작한 이후 3월 투기등급 채권에서는 대규모 매도세가 나왔다.

폭락하던 투기등급 채권과 대출 값은 지난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 부양책의 규모와 범위를 확대하고, 미 의회가 2조 달러 규모의 경제 구제 패키지를 통과시킨 후 살아날 조짐을 보인다.

시장을 끌어올린 한가지 요인은 연준이 역사상 처음으로 투자등급 회사채를 매입할 수 있는 새로운 기구를 만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쓰리 피크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데이브 배티레가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연준이 개입해서 한 일은 투자등급 시장에 도움이 됐고, 투자등급 시장이 단단해지기 시작하면서 이후 하이일드 시장도 이 흐름을 따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실제 윰 브랜드가 전일 발행한 7.75% 쿠폰의 5년 채권은 달러당 104.5센트에 거래됐다. 마켓엑세스에 따르면 이날 추가로 올라 105.5센트를 나타내고 있다.

투자등급 회사채 발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하이일드 채권 발행에 초기 적신호가 켜지기도 했다.

지난주 나이키, 맥도날드, CVS 헬스 등을 포함한 기업들이 모두 730억 달러 규모의 투자등급 채권을 발행했다. 딜로직에 따르면 주간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이번 주에도 오라클 단일로 200억 달러의 회사채를 매각하는 등 이런 흐름은 계속되고 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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