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지난해 연말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규제가 엄격해지면서 국내 증권사들의 대손준비금이 급증했다.

PF관련 채무보증이 늘어남에 따라 그에 상승하는 대손준비금을 적립해야 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017년 증권사 건전성 감독 강화 차원에서 대손준비금을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5단계로 나누어진 모든 대출채권에 대해 적립하도록 한 바 있다.

1일 증권사별 2019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한양증권은 지난해 대손준비금 적립액이 16억원으로 전기말 1억2천만원대에서 10배 가까이 늘었다.

메리츠증권은 대손준비금 기적립액이 1천648억원으로 전기 965억원에 비해 급증했다. 적립예정금액은 681억원으로 전기 682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현대차증권은 대손준비금 적립액은 전기말 163억원에서 196억원으로 증가했다. 적립 예정금액도 32억원에서 93억원으로 늘었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대손준비금 적립액이 215억원 수준으로 전년동기 207억원에 비해 증가했다. 대손준비금 추가 적립예정액은 전년도 7억8천만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는 96억3천만원으로 폭증했다.

유진투자증권은 대손준비금 기적립액이 11억원에서 22억원으로 늘면서 대손준비금 잔액이 21억원에서 41억원으로 2배 증가했다. 적립예정액이 10억원에서 19억원으로 늘었다.

대신증권은 대손준비금 적립액이 전기말 72억원에서 115억원으로 늘었다. 다만, 적립 예정액은 42억원에서 22억원대로 줄었다.

SK증권은 대손준비금 잔액이 전기말 28억원에서 지난해 63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대손준비금 적립 예정액은 종전 5천800만원에서 35억원으로 급증했다.

반면, 미래에셋대우는 대손준비금 적립액이 전년도 885억원에서 지난해 754억원으로 줄었다. 대손준비금 적립 예정금액도 131억원대에서 48억원대로 급감했다.

교보증권은 전기말 41억원의 대손준비금 기적립 규모가 지난해에는 52억원으로 늘었다. 대손준비금 환입 예정액은 3억4천297만9천원으로 결정되면서 대손준비금 잔액은 52억원에서 48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증권사들은 지난해 PF 규모가 늘면서 대손준비금을 적립하는 규모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해 증권업계 최대 수익원이 부동산 PF였는데 매입약정이 늘면서 대손준비금도 급증했다"며 "부동산 PF 자금 조달을 위해 주관회사가 조건부 책임을 지는 매입약정을 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도 "지난해 부동산 PF 규모가 커지면서 대손준비금을 많이 쌓게 됐다"며 "회계상 손실을 예상하는 대손충당금과 달리 대손준비금은 이익잉여금을 자본유보 형식으로 넣는 것으로 지난해 기준 적립 금액이 늘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12월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대출·보증 등 위험노출액)를 관리하기 위해 채무보증 한도를 도입할 방침을 내놓으면서 PF 규모 확대는 사실상 쉽지 않게 됐다.

연결회사의 경우 대손충당금이 감독목적상 대손충당금 적립액의 합계 금액에 미달하는 경우 그 차액을 대손준비금으로 설정하고 있다.

현재 적립해야 하는 대손준비금을 초과하는 경우 초과금액을 환입 처리할 수 있고, 미처리 결손금이 있을 경우 결손금 처리 때부터 대손준비금을 적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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