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급기준도 은행별로 천차만별



(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시중은행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에게 초저금리 대출을 제공하기로 했으나, 은행 문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부터 시중은행에서 영세 소상공인에게 최대 3천만원까지 연 1.5% 초저금리 대출을 내준다. 초저금리 대출 창구가 소상공인진흥공단과 기업은행에서 시중은행까지 확대된 셈이다.

초저금리 적용 기간이 1년이지만 담보나 보증이 필요 없는 신용대출이면서 신청하면 5일 내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대출 자격조건이 까다로워서 실제 대출을 받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중은행에서 초저금리 대출상품을 이용하려면 연매출 5억원 이하이면서 개인신용등급이 1~3등급 수준인 고신용을 가진 소상공인이어야 한다.

정부는 소상공인에게 경영안정자금을 신속하게 지원하기 위해 신용등급을 기준으로 대출 창구를 분류해놨다.

문제는 은행들은 신용평가사 등급과 별개로 자체적으로 신용등급을 매기고 있는데, 이때 신용평가사 등급보다 더 낮은 등급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신용평가사(CB)인 나이스평가정보와 코리아크레딧뷰로(KCB)의 신용등급은 상환 이력, 부채 수준, 신용거래기간, 신용 형태 등을 종합해 산출한다. 은행들은 여기에 더해 은행별 거래실적 등도 신용평가에 함께 고려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가진 신용평가모델의 경우 CB사 등급평가 기준에 더해 당행과의 거래실적까지 고려하기 때문에 CB사보다 더 높은 수준의 신용등급이 요구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신용등급 기준이 통일되지 않아 본인이 어느 대출 창구를 이용할 수 있는지 가늠하기가 어렵다.

KB국민은행에서는 BBB등급 이상인 전체 13개 등급 중 3등급 이상을 고신용자로 간주한다. 우리은행에서는 전체 10개 등급 중 3등급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신한은행에서는 BBB+등급 이상인 전체 21개 등급 중 8등급 이상으로 본다. 하나은행은 나이스평가 등급을 기준으로 전체 10등급 중 3등급 이상이면 고신용자로 분류한다.

NH농협은행은 대출 가능한 소상공인 범위를 좀 더 넓혔다. 나이스평가와 KCB 등급 중 하나라도 3등급 이상이라면 농협은행 자체 신용평가등급이 5등급 이상만 되면 초저금리 대출을 내주기로 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별로 신용평가모델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고객이 A은행에서는 3등급이 나와도 B은행에서는 5등급이 나올 수 있다"며 "고객이 두 배의 수고를 들일 우려를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hr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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