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미국의 헤지펀드인 EJF 캐피털이 펀드의 환매를 일시 중단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엠마뉴엘 마니 프리드만이 창립한 70억달러 규모의 EJF 캐피털은 지난 27일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자사의 '뎃 오퍼튜니티 펀드(Debt Opportunities Fund)'에서의 자금 인출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3월 기준 운용 자산의 6%가량에 해당하는 환매 요청을 받았다며 "해당 펀드의 투자자들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시장(nonfunctioning market)에서 자산을 매도하지 않도록해 모든 투자자를 보호하길 원한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환매 중단을 분기별로 재평가할 것이라며 고객에 대한 사전 공지 의무를 이유로 올해 6월에 맞춰 기존 조치를 제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널에 따르면 뮤추얼펀드와 달리 헤지펀드는 정기적으로만 환매를 단행한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자금 인출을 원할 경우 환매 시기 이전에 환매 요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프리드만 창립자는 "우리는 현재 신용시장에서 유례없는 변동성을 겪고 있으며 신용시장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버지니아에 소재한 해당 펀드의 지난 27일까지 3월 한달 수익률은 -15%를 기록했다.

해당 펀드에는 앤서니 스카라무치의 스카이브리지 캐피털도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스카라무치는 2017년 7월 백악관 공보국장에 임명됐으나 이후 11일 만에 경질된 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설전을 벌인 인물이다.

프리드만은 "코로나로 인한 불확실성이 확산하면서 시장 참가자들이 매우 심한 돌이킬 수 없는 손해를 입을까 두려워하고 있다"라며 "이러한 두려움과 초기 의회의 재정적 대응이 결합해 지난 2주간 펀드 투자풀에서 사용 가능한 신용이 크게 위축됐다"라고 설명했다.

저널은 헤지펀드의 환매 중단 조치는 시장의 스트레스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헤지펀드들의 환매 중단 조치는 드문 일이다. 투자자들이 긴급할 때 자금을 빼낼 수 없다는 점에서 헤지펀드들은 되도록 이러한 조치를 단행하지 않는다.

이와 같은 구조화 신용 펀드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주택 저당증권(MBS)과 같은 자산의 가치가 빠르게 하락하고 은행들이 차입을 축소하면서 유동성 이슈를 겪고 있다고 전했다.

투자자들은 EJF 캐피털 펀드에서와 같은 환매 제한 사태가 추가로 나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 펀드 담당 간부는 이와 같은 상황을 마진콜로 인해 강제 매각이 이뤄지고, 이는 또다시 추가 마진콜을 야기해 더 많은 매각을 초래하는 "죽음의 소용돌이(death spiral)"라고 묘사했다.

EJF캐피털의 뎃 오퍼튜니티 펀드는 은행과 보험사가 발행한 부채와 이들이 발행한 부채를 담보로 한 구조화 신용 증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펀드는 은행과 다른 금융회사의 주식도 보유하고 있다고 저널은 전했다.

펀드는 서한에서 모든 자금 조달 라인을 유지하고 있지만, 차입은 "제한적이며 전보다 비싸졌다"고 설명했다. 또 "전례 없는 마진콜에 응했으며 지금까지는 헐값 자산 매각은 피했다"고 덧붙였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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