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로 기업 밸류에이션이 낮아짐에 따라 아시아 갑부들이 상장 폐지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은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생각이나 복잡한 구조를 단순화하겠다는 목적으로 앞으로도 계속해서 상장 폐지에 나설 것이며, 이에 대응해 사모펀드는 5조1천억 달러의 자금을 마련해 동참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모건스탠리의 디터 터로우스키 투자은행 회장은 "올해 인수 합병(M&A) 부문에서 상장 폐지가 돋보일 것"이라면서 "기업 구조 단순화와 전략적 동기, 또한 어느 때보다 낮아진 밸류에이션이라는 테마 속에 별들이 기업들 주위로 정렬해 있다"고 설명했다.

MSCI 아태지수 1천584개 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3배로 떨어져 1년 만에 최저수준을 나타냈으며, 홍콩 대형주 주가는 3월에 장부가치 아래로 떨어졌다.

이는 30여년 만에 세 번째 일이다.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지난달 31일까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23건, 즉 146억 달러 규모의 상장 폐지가 이뤄지면서 10년여 만에 가장 바쁜 분기로 기록됐다.

1년 전에는 모두 7건으로 그 규모는 2억8천700만 달러에 달했다.

이는 2003년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 주가가 하락했던 때 나타났던 속도와 비슷하다고 뱅커들은 지적했다.

올해 항셍지수는 19% 하락했다.

딜로직에 따르면 상장폐지 기업의 3분의 1은 홍콩 기업이었다.

싱가포르 소재 GLP 그룹은 세계 최대 아웃소싱 업체인 리앤펑(Li&Fung)을 72억 홍콩달러에 상장 폐지를 제안했다.

홍콩 억만장자 피터 우는 윌록앤코를 상장 폐지하겠다고 나섰으며, 부동산 개발사 소호차이나는 블랙스톤 그룹에 40억 달러에 팔릴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상장 폐지로 소수 지분을 보유한 투자자들로 막대한 프리미엄을 받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들은 가족이 보유한 복합기업이나 중국 국유기업들이 상장폐지 실패라는 낙인이 찍히는 것을 꺼려 관대한 조건을 내걸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의 터로우스키 회장은 "홍콩의 상장폐지 때 나타나는 프리미엄은 유럽이나 미국보다 높은 경향이 있다. 관심이 없는 10% 투자자만으로 거래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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