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1년 넘게 마이너스 행진을 지속하던 수출이 반등세로 돌아서나 싶더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복병을 만나 다시 고꾸라졌다.

3월 수출 감소폭은 0.2%에 그쳐 코로나19 사태에도 선방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전 세계적인 확산세가 더욱 가팔라지면서 4월 이후에는 본격적인 악영향이 반영될 것이란 우려도 크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수출입 동향을 보면 3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0.2% 감소한 469억1천만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수출은 지난달 15개월 만에 반등에 성공했지만 두 달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전 세계적인 확산에 각 국이 강력한 이동제한 조치를 취하면서 주요 생산시설이 멈춰서고, 수요도 급격히 축소되면서 수출 감소폭이 확대될 것이란 우려가 컸지만 실제 성적은 예상보다 나쁘지 않았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가장 큰 타격을 받았던 자동차 수출은 3.0% 늘며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달 초 부품 조달에 비상이 걸렸지만, 중국 공장 가동이 정상화하고 유럽에서도 자동차와 차부품 수출이 증가세를 보인 영향이다.

반도체는 스마트폰과 PC의 1분기 출하량 급감으로 수출이 2.7% 줄었지만, 북미 데이터센터 투자와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확대 등으로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견조했다.

재택근무 등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는 데 적극 대응하고 중국 수출이 부진한 품목의 수출선을 신속하게 바꾼 것도 감소폭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었다.

실제 손 세정제와 진단키트 등 코로나19 관련 소비재 수출은 급증했다.

정부는 일단 안도의 한숨을 쉬는 모습이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3월 수출이 큰 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소폭 감소에 그치는 등 아직은 견조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요 수출 품목의 실적을 보면 선방했다고 자평하기는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주요 20개 품목 중 수출이 감소한 품목은 2월에 6개였지만 3월에는 반도체와 일반기계, 선박 등이 추가되며 11개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일평균 수출 감소폭이 전월보다 다소 완화됐다고는 하지만 두 달 연속 줄었고, 조업일수가 늘어난 것 등을 고려하면 딱히 선방했다고만도 볼 수 없다.

수출 물량이 13.1% 늘었음에도 수출 단가가 11.7% 하락한 것도 불안을 키운다.

이에 따라 4월 이후는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많다.

주력 수출국인 미국과 유럽에서의 확진자 증가세가 확대되면서 상황이 간단치 않게 돌아가고 있어서다.

3월 미국과 유럽으로의 수출은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을 덜 받은 측면이 크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긴 했지만 온전히 회복 기운을 찾았다고 볼 상황은 아니라는 점도 부정적인 예측에 힘을 실어준다.

정부는 국가별 수출 동향을 면밀히 지켜본 뒤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향후 코로나19의 본격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수출기업이 당면한 유동성 부족, 마케팅·물류·입국제한 등 애로사항을 해소하고 중장기적으로 수출 기반이 훼손되지 않도록 관련 대책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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