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1일 아시아 주요국 증시는 미국 주가지수 선물이 내림세를 보인 영향 등으로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냈다.

특히 일본 증시의 장 막판 급락세가 두드러졌다. 닛케이225지수는 마감을 앞두고 가파르게 떨어지며 한때 5.5%의 하락률을 보였다.

중국 증시는 3월 제조업 경기 호조와 경기 부양책 등 호재에도 미국 주가지수 선물 하락에 약세로 마감했다. 홍콩 증시는 2%가량 빠졌고, 대만 증시는 0.46% 소폭 내렸다.

◇ 일본 = 1일 도쿄증시는 장 막판에 미국 주가지수 선물과 함께 급락세를 보였다.

대표지수인 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51.60포인트(4.50%) 추락한 18,065.41에 거래를 마쳤다. 닛케이지수는 한때 5% 넘게 떨어지며 17,871.62에 저점을 기록했다.

도쿄증시 1부 전 종목을 반영한 토픽스지수는 51.96포인트(3.70%) 하락한 1,351.08에 장을 마감했다.

두 지수는 하락 출발 뒤 큰 변동 폭을 보이지 않았으나, 장 막판 가파른 내림세를 연출했다.

같은 시간 E-mini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선물은 2.81% 빠진 2,497.50을, E-mini 나스닥100지수 선물은 2.41% 내린 7,598.75를 나타냈다.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본격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하락 재료로 작용했다.

이날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참의원에 출석해 환자가 급증 중인 도쿄를 봉쇄할 수는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아베 총리는 "현시점에서 (긴급사태) 선언을 내놓을 상황은 아니다"라고도 말했지만,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긴급사태 선언 여부에 대해 "아슬아슬하게 버티고 있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부진했다.

일본의 3월 지분은행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예비치와 같은 44.8로 집계됐지만, 전월치(47.8)보다는 낮았다. 이로써 일본 제조업 경기는 11개월 연속 위축세를 이어갔다.

일본 제조업 대기업의 체감경기 지수도 7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제조업 대기업의 업황판단지수는 3월 '-8'로 추락했다. 전월치는 '0'이었다.

엔화는 달러 대비 강세를 보였다.

도쿄증시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107.371엔을 나타냈다. 전장 마감 무렵에는 108.147엔이었다.

개별종목별로는 소프트뱅크그룹이 2.98% 떨어졌다. 도요타자동차와 소니는 2.61%, 3%씩 하락했다.

◇ 중국 = 1일 중국 증시는 제조업 지표가 양호했음에도 미국 지수선물 하락 여파로 약세를 보였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장 대비 15.77포인트(0.57%) 하락한 2,734.52에 거래를 마쳤고, 선전종합지수는 5.85포인트(0.35%) 내린 1,660.08에 장을 마감했다.

두 지수 모두 장 초반에는 양호한 제조업 PMI, 중국 국무원의 중소기업 및 저소득층 지원 구제조치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였으나 장 마감을 앞두고 미국 지수선물이 하락하면서 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오전 금융정보제공업체 IHS 마킷은 중국의 3월 차이신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1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지수는 지난 2월 사상 최저인 40.3에서 한 달 만에 확장세로 전환했다.

전날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3월 제조업 PMI도 전달 35.7에서 52.0으로 크게 개선됐다. PMI지수는 '50'을 기준으로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른다.

중국 국무원이 전날 상무위원회를 열어 중소기업과 저소득층을 지원하는 최대 규모의 구제 조치를 마련했다는 보도도 이날 나왔다.

상무위원회는 중소기업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인민은행에 선별적인 지급준비율(RRR·지준율) 인하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처럼 제조업 경기가 반등하고 경기 부양책이 발표된 점이 상승 재료로 작용했지만, 오후 들어 미국 주가지수선물이 3% 가량 낙폭을 키운 것은 증시를 짓눌렀다.

중국 증시 마감 무렵 E-mini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선물은 전장 대비 2.75% 내린 2,499.00을 나타냈다.

미국 주가지수 선물 급락에 일본 주식시장도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상하이거래소에서는 가정용품이, 선전거래소에서는 식품 등이 하락세를 이끌었다.

한편 이날 인민은행은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을 통한 공개시장조작에는 나서지 않았다.

◇ 홍콩 = 홍콩 증시는 미국 주가지수 선물이 내림세를 보인 영향 등으로 오후 들어 낙폭을 키웠다.

홍콩 항셍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17.69포인트(2.19%) 떨어진 23,085.79에 거래를 끝냈다. 항셍H지수는 189.79포인트(1.98%) 하락한 9,404.98에 장을 마쳤다.

◇ 대만 = 1일 대만증시는 지난밤 미국 증시가 약세를 보인 여파로 하락했다.

이날 대만 가권지수는 전장대비 44.43포인트(0.46%) 내린 9,663.63에 장을 마쳤다.

강보합권에서 출발한 지수는 장초반에 대체로 약세를 보이다가 상승 전환에 성공했지만 다시 낙폭을 확대했다.

간밤 미국증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로 하락하자 대만증시도 내림세를 보였다.

미국 내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최대 24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소식도 주가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 전문가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 시한이 연장됨에도 불구하고 10만 명에서 24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 모델을 공개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없었을 경우에는 150만명에서 220만명이 사망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다가오는 2주에 대해서 "매우, 매우 고통스러운 2주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세계 중앙은행에 달러화 유동성을 제공하는 방안을 내놓은 점이 증시 하락을 제한한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임시 레포 기구를 설치한다고 밝혔다. 뉴욕 연은의 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170여 개의 외국 중앙은행과 국제 통화 기구들이 일시적으로 미국 국채를 담보로 내고 달러를 빌리는 것이다.

연준은 지난달 9개국 중앙은행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데에 이어 달러 유동성 공급 확대에 나선 것이다.

전날 대만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6명 발생했으며, 그 가운데 14명이 해외 역유입 환자다. 영국, 미국, 프랑스 등을 방문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써 대만 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322명이다.

이날 개별 종목 가운데 포모사석유화학이 4.2% 밀렸으나 미디어텍은 2% 올랐다.

yt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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