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산유국간 저유가 전쟁과 미국 재고 지표 등을 주시하는 가운데 하락했다.

1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17달러(0.8%) 하락한 20.3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간 저유가 전쟁 상황과 미국 재고 지표 등을 주시했다.

산유국의 감산 협정이 마침내 종료되고, 주요 산유국이 증산을 예고한 4월이 시작되면서 원유 시장의 긴장이 팽팽하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사우디는 이날 곧바로 산유량을 하루평균 1천200만 배럴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밝히는 등 공격적인 입장을 유지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사우디는 판매처가 정해지지도 않은 채로 일부 유조선에 원유를 선적하는 등 적극적인 공세를 취하는 것으로 알려다.

다만 러시아에서는 주요 석유업체들이 4월에 곧바로 산유량을 늘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소식이 나오는 등 다소 유화적인 신호가 있었다.

사우디와 러시아에 저유가 전쟁을 자제하라는 미국의 압박은 지속해서 가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 기자회견에서 "두 나라는 유가에 대해 논의하고 있고, 필요하면 적절한 시기에 나도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공화당의 댄 설리번 상원의원은 이날 CNBC에 출연해 사우디가 저유가 전쟁을 지속할 경우 미국과의 전략적인 관계가 영구적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경고를 내놨다.

그는 일부 상원의원들이 사우디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에게도 서한을 보냈다면서 이같이 경고했다.

유가는 미국 압박의 효과 여부 등을 주시하면서 이날 배럴당 20달러 선 내외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변동성 장세를 보였다.

미국의 원유 재고가 큰 폭 증가한 점은 유가 하락 압력을 가중했다.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원유재고가 약 1천383만 배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 450만 배럴 증가보다 훨씬 많았다. 원유 재고는 10주 연속 늘었다.

수요 급감 및 초과 공급에 대한 우려를 더욱 키우는 요인이다.

이란과 관련한 긴장이 고조된 점은 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란이 미군에 대한 기습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는 정보가 있다면서 실행될 경우 매우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3일 엑손모빌과 셰브런 등 주요 석유 기업 대표들을 만나 저유가 상황 대책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산유국 갈등의 해법이 나오지 않으면 유가가 더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라이스타드 에너지의 브조에나 톤하구엔 연구원은 "4월은 역사상 가장 어려운 원유 시장이 될 것"이라면서 "4월에 하루평균 2천500만 배럴 초과 공급이 예상되며, 이런 쓰나미로부터 숨을 곳은 없다"고 말했다.

jwoh@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4시 26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