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배수연 기자= 세계 양대의 원유 생산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이날부터 생산량을 큰 폭으로 늘릴 예정이다.

석유수출기구(OPEC)와 그들의 동맹국 사이에 맺었던 감산 합의가 지난 3월을 끝으로 종료되기 때문이다. OPEC+(OPEC과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는 지난 2017년부터 감산합의를 유지했지만 지난달 말 합의에 실패했다.

사우디와 러시아가 전쟁을 주도한 원유 가격은 코로나 위기로 시작된 2020년 이후 60%나 떨어졌다. 중국이 코로나 바이러스와 싸울 때보다 원유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는 더 깊어졌다. 감염이 확산하면서 각국이 봉쇄를 강화하고 있어서다.

CNBC는 1일(현지시간) 원유 가격이 적어도 6월까지는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하면서 5개의 그래프를 제시했다. 공급이 넘쳐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 OPEC+의 원유생산과 공급량 조절 실패

사우디와 러시아는 각각 4월부터 원유 공급량을 대폭 늘릴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 소식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수요까지 급감하면서 원유 가격에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했다. 원유가격은 18년래 최저치로 추락했고 연초 대비로 60%나 하락했다.











◇ 미끄러진 수요

글로벌 원유 수요는 2009년 금융위기 이후부터 늘어나는 양상을 보이다가 2017년부터 줄어들기 시작했다.이런 패턴은 코로나 바이러스 발생으로 2020년까지 연장될 전망이다.

OPEC와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3월 보고서에서 원유 수요 전망치를 큰 폭으로 줄였다. 수요 증가량이 OPEC은 하루 6만배럴, EIA는 하루 40만 배럴 가량에 그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두 기관은 올해 1월까지만 해도 하루 백만배럴 가량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 사우디와 러시아의 정면대결

러시아가 하루 170만 배럴의 감축안을 제외하고 추가로 150만배럴의 감산하자는 OPEC의 요구를 거부하면서 원유 가격이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사우디는 가격 할인과 증산 계획을 공표하는 방식으로 응수했다. 지난달 9일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는 모두 1991년 이후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글로벌 시장에서 투매가 촉발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미국을 겨냥해 감산을 거부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IHS 마킷의 단 예르긴 부회장은 "사우디와 러시아가 대결하고 러시아가 미국과 대결하는 양상이다"고 진단했다.











◇ 박터지는 점유율 싸움…와이드카드였던 미국 셰일

미국의 셰일유는 2018년부터 사우디와 러시아의 생산능력을 넘어서는 등 에너지 시장의 핵심변수가 돼 왔다. CNBC가 EIA 데이터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셰일유의 시장 점유율도 지속적으로 올라 2019년 11월에는 15%까지 올라섰다.

그러나미국의 셰일유 생산자들이 가격 경쟁으로 수지를 맞추기 어려워지면서 최대 생산국의 지위도 위협받고 있다.

예르긴은 "지금처럼 낮은 가격이 계속된다면 미국 원유 생산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면서 "더 이상 최대 생산국도 아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폭주하는 산유량

사우디가 곧 최대생산국이 될 전망이다. 국영인 아람코가 지난달 성명을 통해 4월부터 하루 1천230만배럴의 원유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3월에 비해 거의 200만배럴이나 늘어난 규모다.

러시아와 아랍에미레이트도 증산을 시사했고 다른 산유국도 산유량을 늘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됐다.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에너지 장관은 단기간에 20만에서 30만배럴 가량을 증산하고 장기적으로 50만배럴까지 산유량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2월까지 하루 평균 1천130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했다. 아랍에미리트도 3월보다 100만배럴 이상 늘어난 하루 400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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