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일 달러-원 환율은 1,250원대 근처까지 급등 후 외환 당국의 스탠스를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전일 장 후반부터 아시아 증시가 무너지면서 역외 시장 참가자들의 원화를 포함한 이머징 통화 약세 베팅이 강해진만큼 달러-원 상승은 불가피해 보인다.

장중 매수세가 급히 나올 때마다 매도 호가가 사라지는 등 '오퍼 공백'이 나타날 수 있다.

중앙은행과 재정 당국의 역대급 유동성 공급에도 위기의식의 진원인 바이러스가 잡히지 않는 한 쉽게 들불처럼 번지는 불안 심리가 가라앉긴 어려워 보인다.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20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뉴욕 증시에선 2분기 시작과 함께 투매가 쏟아져 나왔다. 주가지수는 4%대 급락세를 나타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향후 2주가 매우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말했고, 백악관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유지된다고 해도 미국에서 코로나19로 10만 명에서 24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란 전망을 하기도 했다.

증시발 리스크오프가 또다시 환시에서 달러 사재기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미 증권사들이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 대응에 현금화 수요가 강해진 상황에서 유가마저 도와주지 않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17달러(0.8%) 하락한 20.3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달 본격적인 배당금 시즌을 앞두고 '셀코리아' 흐름은 더욱 가속화되며 달러를 휘발시킬 가능성도 있다.

통상적으로 배당 지급일이 모여 있는 4월 경상수지는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지난해 4월에는 배당소득수지 적자 규모가 49억 9천만 달러에 이르며 역대 3위를 나타낸 바 있고 일시적으로 경상수지가 적자를 나타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지난 2월 24일부터 하루를 제외하고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만큼 주식 자금 이탈에 따른 역송금 수요는 달러-원에 꾸준한 하방 경직성을 제공할 것이다.

외환 당국은 시장이 패닉으로 흐르지 않도록 꾸준히 시장 안정 조치를 취하고 있다.

뚜렷한 매도 주체가 없는만큼 달러-원 상단에서 구두개입 및 실개입 여부가 주목되며 강한 당국 개입 스탠스를 확인할 경우 1,250원대 부근에선 상단이 제한될 수 있다.

특히 한국은행은 이날부터 사실상 양적완화에 돌입한다.

은행과 증권사 등을 대상으로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입찰을 실시하고 이날 한미 통화스와프 자금을 활용한 첫 외화대출 자금 87억2천만 달러가 시중 은행에 실제로 공급된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유럽과 미국 경제 타격은 이어지고 있다.

IHS마킷이 발표한 유로존의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확정치는 44.5로, 92개월 내 최저치로 떨어졌다.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미국의 3월 제조업 PMI는 49.1을 기록해, 전월 50.1에서 하락하며 위축 국면으로 전환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시장 예상 44.5보다 웃돌았으나 전망은 밝지 않다. .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미국의 침체가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부동산 가격 등도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973.65포인트(4.44%) 급락한 20,943.5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14.09포인트(4.41%) 내린 2,470.5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도 339.52포인트(4.41%) 떨어진 7,360.58에 장을 마감했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00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230.50원) 대비 6.25원 상승한 수준인 1,235.75원에 마지막으로 호가됐다. (금융시장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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