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한은 성향 대거 인선될 경우 매파 금통위 구성



(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인선도 지연되는 양상이다.

당초 이번 주중 발표가 유력했지만, 추천 기관의 추천이 늦어지면서 발표가 다음 주로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2일 금융권과 한은 등에 따르면 한은은 오는 20일 만료를 앞둔 이일형, 조동철, 고승범, 신인석 위원의 후임을 해당 추천기관에 요청해 둔 상태다.

한은은 추천기관인 기획재정부, 한은, 금융위원회, 대한상공회의소의 추천을 받아 청와대에 후보를 제출한 후 대통령이 임명하게 된다.

금통위원 추천은 지난 2016년보다 다소 늦어지는 상황이다. 2016년에는 3월 28일에 금통위원 후보자가 발표됐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청와대 검증이 늦어지는 것을 금통위원 인선 지연 이유로 꼽고 있다.

이번 금통위원 후보군에는 한은과 인연이 깊은 사람들이 대거 물망에 오르고 있다.

한은 내부에서는 한은 출신 금통위원이 이름을 오를지에 관심을 두고 있다. 한은 출신이 금통위원에 임명될 경우 심훈 전 금통위원 후 10년 만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심훈 전 금통위원은 한은 부총재를 지낸 후 2006년부터 2010년까지 금통위원을 역임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추천의 금통위원 후보로 거론되는 서영경 대한상의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 원장, 한은 추천 금통위원 후보로 거론되는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등이 한은 출신이다.

서영경 원장은 대한상의 소속이라는 점이 인선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게 금융권 안팎의 진단이다.

장민 연구위원은 2018년까지 한은 조사국장을 지낸 후 금융위원장 자문관,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위원 등 다양한 외부 경력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2008년 한은을 퇴사한 후 2015년 한은 조사국 외부인사로 발탁 영입된 이력이 있다.

한은 추천 금통위원 후보로 거론되는 김진일 고려대학교 교수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서 이코노미스트로 10여년간 근무하는 등 국내에서 손꼽히는 중앙은행 전문가다. 특히 2003~2011년 연준 근무 당시에는 금융위기 당시 연준의 대응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기도 했다.

연준에서 근무할 때부터 현재까지 비정기적으로 한은에 자문을 하는 등 한은과 인연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상 처음으로 금통위원 연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코로나19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정적인 통화정책을 운용하기 위해 한 명 정도는 연임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이에 한은 추천 금통위원인 이일형 현 위원의 연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일형 위원은 국제통화기금(IMF)에서 24년간 근무한 국제통이다.

일각에서는 소득주도성장을 주장한 인물이 발탁될 가능성을 내놓고 있다. 최근에는 기획재정부 추천으로 박종규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임명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박 연구위원은 국회 예산정책처, 한국재정학회장, 청와대 재정기획관을 지낸 조세 전문가다.

조윤제 전 주미대사도 금통위원으로 언급되고 있다. 총재 후보에 거론됐던 인사인 만큼 금통위원으로 오기에는 체급이 맞지 않는다는 평가도 있지만, 기획재정부 추천으로 인사 검증을 받았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금융위원회 추천 후보자로는 유광열 금융감독원 부위원장과 손병두 부위원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학계에서는 전성인 홍익대학교 교수, 김소영 서울대학교 교수, 신관호 고려대학교 교수 등이 거론됐다.

하마평에 이름을 올린 인물들 대부분이 한은과 인연이 깊거나 금융당국 출신이라는 점에서 금통위의 매파 성향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게 금융권의 인식이다. 지난 2018년 임명된 임지원 위원이 매파로 분류된 가운데 한은 출신 혹은 금융당국 출신 금통위원은 금융안정에 포커스를 맞출 가능성이 크다는 논리다.

한편 금통위원 4명이 한꺼번에 바뀌는 것을 막기 위해 2018년 개정된 한은법에 따라 한은과 금융위 추천 금통위원은 이번만 임기가 3년으로 1년 줄어들게 된다. 기재부와 대한상의 추천 금통위원의 임기는 4년이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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