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점차 안정세를 찾아가던 서울 채권시장이 전일 또다시 취약한 투자 심리를 노출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지난달 트리플 약세 이후 충격파가 남은 모습이라며 다른 자산 가격의 변동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 안정화 조치가 시행되고 불안심리도 정점을 지나고 있는 만큼 급락 장세를 재현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2일 연합인포맥스 종합차트(화면번호 5000)에 따르면 전일 3년과 10년 국채선물은 장 초반 안정적인 강세 흐름을 나타냈지만, 각각 14틱, 10틱 반락해 장을 마쳤다.



<전일 3년과 10년 국채선물 틱차트>



최근 부진에 빠졌던 채권시장 투자심리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긍정적인 전망이 우세했지만, 장 후반부에 환율이 급등하고 주가가 급락하면서 동반 하락한 것으로 풀이됐다.

다소 예상치 못한 악재를 두고 채권시장에는 지난 트리플 약세에 따른 트라우마가 시장에 내재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환율과 주가 등 다른 자산 가격이 급변할 때 투심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현재 채권금리 레벨도 극단적 위험회피 리스크를 반영해 하단이 경직된 측면이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원화채권이 안전자산으로 평가받았다가 한번 스크래치가 났다"며 "트라우마가 생겨서 조금만 불편한 이슈가 생기면 일단 피하자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공 연구원은 "주식시장과 외환시장 변동성 리스크에 시장 심리가 취약하다"며 "기준금리 대비 스프레드도 상대적으로 이전보다 높게 프라이싱했다"고 덧붙였다.

전일 미국을 비롯한 일본 등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하는 점도 약세 트리거로 꼽힌다.

이전과 같은 극단적 현금화 추세가 반복될지 여부도 관심사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아시아장에서 일본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며 "일본 닛케이지수가 급락하고 도쿄 쪽 확진자 수가 늘어나면서 충격이 전이됐다"고 말했다.

다만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 가동 등 시장 안정화 노력에 심리가 진정된 점은 긍정적인 부분으로 꼽혔다.

지난번 트리플 약세 학습효과를 고려하면 대규모 투매 우려는 크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운용역은 "아직 완전히 셀오프(sell-off, 투매) 분위기는 아니다"며 "금 가격까지 하락하는 최악의 상황이 찾아오면 금리가 오르겠지만 그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또한 국채선물이 급격하게 밀린 데 반해 현물은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점도 트리플 약세에 장이 급변할 가능성을 낮게 점치는 이유다.

증권사의 채권 운용역은 "분기말 지나 월초를 맞아 현물 쪽 수급은 종가 부근에서 매수가 많이 들어왔다"며 "해외 시장이 폭락하지 않으면 과하게 밀린 부분을 되돌릴 수 있다"고 말했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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