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원물가 0.4% 상승…1999년 12월 이후 최저

통계청 "물가, 작년에 워낙 낮아 마이너스는 어려울 것"



(세종=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3월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 상승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물가에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3개월 연속 1.0%대를 유지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20년 3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5.54(2015년 100 기준)로 1년 전보다 1.0% 올랐다.

올해 1월부터 석 달 연속 1.0%대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1월(1.5%)과 2월(1.1%)과 비교하면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금융시장의 기대치에도 부합한다.

연합인포맥스가 지난달 국내외 주요 금융기관을 상대로 3월 소비자물가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99% 상승했을 것으로 나타났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 동향통계심의관(국장)은 "코로나19 영향이 물가 상승과 하락에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1.0%가 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대내적인 요인으로는 외출 자제로 가정 내 축산물과 소비가 늘어난 것이 물가에 상방 압력을 줬다. 축산물은 6.7% 증가했다. 소고기는 5.0%, 돼지고기와 달걀은 각각 9.9%, 20.3% 올랐다.

반대로 외식의 경우에는 '직격탄'을 맞았다. 3월 상승률은 0.9%에 불과했는데 3개월 연속 0%대다. 안형준 국장은 "보통 연초에 외식가격이 많이 오르는데 코로나19로 외식을 안 하다 보니 상승 폭에 제약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대외적으로는 국제유가 하락분이 서서히 반영되면서 국내 석유류 가격의 상승이 6.6%에 그쳤다. 지난해 상반기 유류세 인하를 시행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큰 폭으로 오르지는 못했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마스크 가격은 오프라인(약국+마트)의 경우에는 1천500원이 정가인 공적 마스크의 영향으로 1천800원으로 안정세를 보였다. 반면, 온라인에서는 4천원대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외부충격에 따른 변동성을 제외한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의 오름폭은 0.7%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0.4% 상승에 그쳤다. 외환위기(IMF) 말기인 1999년 12월 0.1% 이후 가장 낮다.

안형준 국장은 "경기 요인도 일부 있지만, 정책적인 요인이 크다"며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분, 작년부터 이어진 교육정책, 예를 들면 학생복 무상지급, 고등학교 납입금 인하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품목 성질별로 상세히 보면 상품은 1.6% 올랐다. 이 가운데 농ㆍ축ㆍ수산물은 3.2% 상승했다. 공업제품과 전기ㆍ수도ㆍ가스는 각각 1.3%, 1.6% 올랐다.

상품을 제외한 서비스는 0.5%의 오름폭을 나타냈다. 집세와 공공서비스는 각각 0.1%, 0.6% 하락했다. 개인 서비스는 1.1% 상승했다.





지출목적별로 보면 식료품ㆍ비주류 음료(2.6%)와 교통(2.7%), 주택ㆍ수도ㆍ전기ㆍ연료(1.1%), 음식ㆍ숙박(1.1%), 보건(1.6%), 기타 상품ㆍ서비스(1.9%), 의류ㆍ신발(0.6%), 주류ㆍ담배(1.1%)는 상승했다.

반면, 가정용품ㆍ가사서비스(-0.3%), 통신(-1.2%), 교육(-0.9%), 오락ㆍ문화(-1.3%)는 하락했다.

안형준 국장은 향후 물가 추세에 대해 "작년 소비자물가가 워낙 낮은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있기 때문에 크게 마이너스로 내려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개학이 늦어지면서 무상교육정책으로 학교 급식비나 고교납입금이 4월에 반영될 것"이라며 "석유류 국제가격이 하락하면 3~4주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데, 이번에는 일부만 됐지만 계속 낮아져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세계 경제가 안 좋아지면 물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물가는 후행지표여서 영향이 조금 천천히 반영되는 감이 있다"고 부연했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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