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임하람 기자 = 4월 배당금 지급 시즌이 돌아온 가운데 서울 외환시장은 외국인 배당금 관련 역송금 경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외국인이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21거래일 연속으로 증권을 순매도하는 가운데 배당금 관련 역송금 수요까지 더해질 경우 달러-원 상승폭이 가팔라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연합인포맥스가 2일 코스피 시가총액 50위 기업 중 이달 배당 지급일이 확정된 기업을 분석한 결과 배당금 총액은 2조1천196억 원이고 이중 외국인 배당액은 1조975억 원으로, 약 2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냈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상위 10개 주요 기업의 배당금 지급일이 아직 결정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4월 배당금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주요 기업이 통상 4월 셋째 주부터 본격적인 배당에 나선 것을 고려해 시총 상위 50개 기업의 배당금 총액을 계산하면 약 14조2천387억 원의 배당금 지급이 예상된다.

이중 외국인 배당액은 6조5천320억 원가량이다.

달러로 환산한 금액은 약 54억 달러로 나타났다. 전일 달러-원 기준환율인 1,220원을 적용했다.

외국인 배당 지급금은 지난해 말(12월 26일) 기준 각 기업 주식에 대한 외국인 보유 비율을 고려해 산정했다.

시총 50위 기업의 외국인 평균 지분율은 약 36.68%에 달한다.

지난달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위험회피 심리에 외국인의 국내주식 순매도가 21거래일 연속 이어지며 달러-원 상단을 높이는 역할을 했다.

여기에 역송금 경계까지 커질 경우 달러-원 환율은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와 함께 재차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배당지급일 미정…일정은





집계 결과 상위 50개 기업 중 현재까지 배당금 지급일이 결정된 기업은 11개에 불과하다.

4월에 접어들면서 속속 배당금 지급일을 확정한 기업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0일 신한지주가 5천648억 원, 17일 현대모비스가 1천353억 원가량의 외국인 배당금을 지급한다.

오는 22일에는 카카오와 한온시스템, 한미약품이 배당에 나선다.

외국인 배당 규모가 큰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기업은 아직 배당금 지급일이 정해지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외국인 지분율이 56.89%에 달하는데 이달 1조2천24억 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도 외국인 지분율이 50.52%로 이달 6천840억 원의 배당금을 외국인에게 지급한다.

◇'셀코리아' 속 배당 시즌…'엎친 데 덮친 격' 될까

배당 시즌의 역송금 이슈는 최근 국내 증권시장에서의 외국인 순매도 흐름과 겹쳐 시장에 더욱 우려감을 주고 있다.

통상 달러 수요로 연결되는 외국인의 증시 순매도가 계속 이어지고, 배당금 역송금 수요까지 겹칠 경우 서울환시 수급 여건이 꼬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전월 달러-원 환율을 폭등시킨 급격한 달러 선호 현상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코로나19 사태가 지속하면서 위험 통화인 원화를 둘러싼 여건은 그렇지 않아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달 5일부터 전일까지 20거래일 연속 자금을 순매도했다.

이 기간에 외국인이 팔아치운 금액은 12조원이 넘는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역송금 수요가 본격적으로 나오면 외환시장을 좌지우지할 만한 영향력을 충분히 행사할 수 있다"며 "현재까지 역송금으로 추정되는 물량은 많지 않았지만, 4월 배당 시즌이 겹쳐있는 만큼 역송금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수급상 달러 수요가 몰릴 경우 서울 환시의 변동성이 증폭할 가능성도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외인 주식 순매도와 펀더멘털 우려, 수급 등이 모두 맞물리는 상황"이라며 "3월 무역수지 흑자가 나오긴 했지만,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보니 역송금 수요는 출회할 마다 시장의 변동성 재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 연구원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자금이 유출되며 수급까지 타이트해지면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다만, 코로나19 사태에서 한국이 특별히 나쁘다는 인식은 없고 통화시장 전반이 좋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유난히 원화만 수급 여건으로 튀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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