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달러 스와프 이외에 새롭게 글로벌 시장의 달러 공급 방안을 내놓으며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다양한 시사점을 내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연준은 전일 성명을 통해 "미국 국채 시장을 포함한 금융시장의 원활한 기능을 뒷받침하기 위해 임시적인 레포 기구(FIMA Repo Facility)를 설치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WSJ은 "연준이 세계 중앙은행의 역할을 하려고 한다"고 진단했다.

연준은 각국 중앙은행이 보유한 미국 국채를 맡기면 환매조건부채권(Repo·레포) 거래를 통해 달러화를 공급하게 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사실상 비용 부담이 없고 미국의 채권자나 채무자에게도 이익이되며, 달러의 글로벌 지배력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WSJ은 "이렇게 해외 중앙은행으로 레포 기구를 확장하는 것은 사소하면서도 중대한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연준의 국내 레포 운영과 마찬가지로 사실상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사소한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동시에 중대한 의미를 내포하기도 하는데, 연준이 세계의 최종 대부자로서의 독립적인 역할을 공식적으로 시작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이번 조치는 연준 산하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FIMA 계좌'를 가진 외국 중앙은행 또는 국제통화기구들이 미국 국채를 담보로 제공하고 달러화 현금을 빌려 가는 방식이다. 오는 6일부터 시행되며 6개월간 지속한다.

그동안 '임시 성격'의 달러 스와프 약정이 그랬듯이 이번 조치도 향후 시장 압박이 커진 순간에 재개될 수 있다는 시사점도 제공한다. 이는 미국 국채 자체를 기존보다 훨씬 더 매력적인 비축 자산으로 만드는 역할도 한다.

미국 국내 시장 참가자들에게도 좋은 소식이 된다.

해외의 미국 국채 보유자들은 이제 달러 자금이 부족해지면 회사채와 같은 달러표시자산을 대량으로 매도할 가능성이 줄어들게 된다. 이는 미국의 금융기관과 기업, 궁극적으로 미국 전체에 비용 없이 최악의 상황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WSJ은 "위기 상황의 많은 조치와 마찬가지로 이번 제도가 완전히 사라질 것으로 예상해서는 안 된다"며 "안정된 시기에는 제도가 중단될 수도 있지만, 이런 도구는 영원히 사라지기보다는 돌아오기 마련"이라고 내다봤다.

이어서 "연준은 향후 극심한 압박의 시기가 되면 편안함과 자신감을 가지고 다시 한번 국제적인 최종 대부자 역할로 돌아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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