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현물환 시장이 선물 시장을 뒤따르는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외국인들의 달러선물 매집이 꾸준히 쌓이며 눈길을 끌고 있다.

안전자산 선호에 따른 달러 선호에 따라 외국인들이 선물 시장에서 한 발 먼저 움직이면서 방향성 트레이딩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어서다.

2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3802)에 따르면 전일까지 외국인은 최근 1개월간 통화선물시장에서 3만9천465 계약 순매수 누적을 보였다. 금액 기준으로는 4천520억8천300만 달러다.

순매수 우위로 돌아선 시점은 지난달 11일 이후다.







<통화선물 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 누적 추이 *자료: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3802)>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면서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을 한 지난달 12일을 하루 앞둔 시점이다.

같은 시점 뉴욕 증시의 11년 '강세장(bull market)'이 마무리됐고 전 세계 증시가 코로나19발 패닉에 거세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손바뀜이 잦고 펀더멘털 관련 알고리즘 트레이딩을 동원할 수 있는 달러 선물 시장의 경우 하루 하루 흐름이 극심한 편이다.

한 선물회사 관계자는 "달러 선물 시장 참가자들 성격이 다양한데 알고리즘 성격의 거래를 하기도 하고 방향성 매매를 하는 외국인들도 있다"며 "최근 이슈 보면 주로 알고리즘보단 달러 트렌드를 보고 접근하는 외국인이 더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3월에서 4월로 넘어갈 때 스와프 시장이 망가지면서 출렁였는데 매수 롤오버 주체들이 유리한 시장이 됐다"며 "외국인 입장에선 느긋하게 낮은 가격에 매수 롤오버를 하기도 했는데 최근 환율이 오르면서 한 방향으로 가져가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

특히 국내에서 지역 사회 감염 문제가 확산하면서 달러-원 환율이 올해 처음으로 1,200원 '빅 피겨(큰 자릿수)'를 상향 돌파한 지난 2월 20일에는 외국인들이 통화선물시장에서 6만3천538 계약을 순매수하면서 사상 최고액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선물에서 달러 매수가 나오면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이나 현물환 시장에서 이를 커버하기 위해 달러 매수가 나오기 때문에 외국인의 달러 선물 수요가 쌓일수록 달러-원 환율 상승 경계가 강해질 수 있다.

A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달러 선물 시장에선 '진성' 스펙(Speculative Trading·투기거래) 거래가 많은데 현물환 시장과 괴리가 생기면 현선 차익용으로 증권사의 현물환 매수가 나온다"며 "외국인들의 수요로 달러 선물 고평가가 이뤄지면서 매수 차익 유인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선물 시장은 또 알고리즘을 통한 거래가 가능해 스팟 시장보다 더 빠르다"며 "패닉 장일 땐 현물환 시장과 몇 원씩 차이가 날 때도 있는데 스와프포인트를 감안하고도 차익나는 경우가 꽤 있다"고 덧붙였다.

B외국계은행 외환딜러도 "지난달 초부터 외국인의 달러 선물 매수가 우위"라며 "선물을 받아주는 기관이 NDF든 현물이든 매수를 해야 하기 때문에 외국인의 달러 선물 매집이 달러-원 환율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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