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2일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신용등급을 '부정적 관찰대상'에 지정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수요 둔화로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생산 차질과 추가적인 수요 위축으로 더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을 반영했다고 S&P는 설명했다.

S&P는 코로나19로 인해 현대차와 기아차의 올해 지역별 판매량이 북미 약 15%, 유럽 20%, 국내 5%, 중국과 신흥시장 1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와 기아차의 합산 매출은 8∼10% 감소하고, 조정 EBITDA(상각전 영업이익) 마진은 지난해 5.9%에서 올해 3.0∼4.5%로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내년 말까지 현대차그룹의 EBITDA마진이 6% 수준까지 회복될 가능성도 있지만 불확실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특히 핵심 시장인 유럽과 북미의 경우 현재도 바이러스 확산이 계속되고 있어 코로나19의 여파가 최근 하향 조정된 가정치에 반영된 수준보다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S&P는 다만, 현대차와 기아차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국내 사업과 원화 약세에 힘입어 경쟁사 대비 다소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70%가량의 지배적 시장 점유율과 해외 시장 대비 약 70% 높은 평균 대당 판매가격을 확보한 데다 원화 약세가 지속할 경우 수익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S&P는 현대차와 기아차가 약 14조∼15조원 규모의 순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위기 상황을 최소 몇 분기 동안은 버틸 여력이 된다고도 했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도 동일하게 부정적 관찰대상으로 지정한 것은 현대차와 기아차와 사업적으로 긴밀하게 연관돼 있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라고 S&P는 전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자동차 판매량 전망치 조정에 따라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5∼15%와 25∼40%가량 감소할 것으로 S&P는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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