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3월 외환보유액이 외환 당국의 시장안정화 조치와 미 달러화 강세 영향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만큼 큰 폭으로 감소했다.

한국은행은 3일 지난달 말 외환보유액이 4천2억1천만 달러로, 전월 대비 89억6천만 달러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외환보유액 감소 규모는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8년 11월 전월 대비 117억5천만 달러 줄어든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지난 1월 말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안전자산인 달러화가 강세를 이어가 기타통화 표시 외화자산의 달러화 환산액이 감소한 데다 환율 급등에 따른 당국의 매도 개입 등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말 미국 달러화 지수는 99.18로 전월 대비 0.7% 강세를 보였다.

주요 통화의 대미 달러화 환율 추이는 유로화와 엔화의 경우 지난달 각각 0.3%, 1.3% 씩 절상됐고 파운드화의 경우 4.0% 절하됐다.

호주 달러화는 달러 대비 6.4% 절하됐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금융시장 패닉으로 번지면서 지난달 달러-원 환율은 1,296.00원까지 오르면서 지난 2009년 7월 14일 고점 1,303.00원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 및 한국은행 등 외환 당국이 올해 처음으로 구두개입을 내고 환율 급등을 방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달러를 매도하면서 보유하고 있는 외환이 대거 줄어든 셈이다.

외환보유액 구성을 보면 유가증권이 3천576억 달러로 전체의 89.4%를 차지했다. 전월 대비 136억2천만 달러 줄어든 수치다.

예치금은 317억2천만 달러로 전체의 7.9%를 차지했고 전월 대비 46억2천만 달러 늘었다.

그 밖에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은 33억2천만 달러(0.8%)로 전월 대비 4천만 달러 늘었고 IMF 포지션(0.7%)은 27억8천만 달러로 전월 대비 1천만 달러 줄었다.

IMF 포지션은 출자금 납입, 융자 등으로 보유하는 IMF에 대한 교환성 통화 인출 권리를 말한다.

금은 47억9천만 달러(1.2%) 등으로 전월 대비 변동이 없었다.

한은 관계자는 "외환보유액이 급격히 감소한 것은 달러화 강세와 함께 시장 안정화 조치 영향"이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의 통화스와프 자금을 통해 달러 공급을 하게 되면서 완충제가 생겼고, 코로나19 확산이 이 달 들어 안정 단계에 접어들 경우 달러 수요가 줄어들 수 있어 추가적인 외환보유액 감소 요인은 크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올해 2월 말 기준 세계 9위 수준을 유지했다.

주요국의 외환보유액을 보면 중국이 3조1천67억 달러로 1위, 일본이 1조3천590억 달러로 2위 지위를 유지했다. 3위도 스위스(8천550억 달러)로 전월과 동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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