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최대 1천500만 배럴 감산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한 데 힘입어 폭등했다.

2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5.01달러(25%) 폭등한 25.3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사상 최대 상승률이다. WTI는 장중 한때 35% 이상 폭등하기도 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사우디와 러시아 간 이른바 '저유가 전쟁'의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사우디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와 통화를 했다면서, 사우디와 러시아가 1천만 배럴에서 1천500만 배럴의 감산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도 서로 통화를 했다고 주장했다.

사우디와 러시아에서는 이와 관련해 확답은 아직 없는 상황이지만, 저유가 전쟁이 끝날 수 있다는 기대가 급부상했다.

주요 외신들은 사우디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 이후 석유수출국기구(OPEC) 및 주요 산유국 모임인 OPEC플러스(+) 긴급 회동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우디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등 주요 20개국(G20) 산유국들이 감산에 동참할 경우 산유량을 하루평균 900만 배럴 이하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대통령실인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과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통화한 적은 없다고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을 부인했다.

다만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은 사우디 등과 감산에 대한 논의를 재개할 준비는 되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지속적인 확산에 따른 수요 급감 우려는 지속했다.

존스홉킨스대학 집계에 따르면 전 세계 코로나19 감염자 수는 오후 3시(미 동부시간)께 약 99만8천 명으로, 100만 명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미국의 지난주 주간 실업보험청구자 수가 665만 명 수준으로 폭증하는 등 대량 실업 공포도 현실화하고 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등 다른 산유국의 감산 동참 여부가 중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RBC의 헬리마 크로프트 원자재 전략가는 "사우디가 2008~2009년 금융위기 당시 급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들이 감산을 할 수 있는 패키지를 만들 수 있느냐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OPEC의 긴급회의가 열릴 것이고, 그들은 미국의 산유량이 제한될 것이란 신호를 원할 것"이라면서 "그들은 (산유량을 정하는) 텍사스철도위원회와 캐나다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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