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태문영 기자 =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30일 시중 은행들의 월말 자금 수요가 급증하면서 사상 최대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인민은행은 이날 정기 공개시장조작에서 역(逆) RP(환매조건부채권) 입찰을 통해 총 3천950억위안(약 69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이는 일일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로, 지난달 25일 2천900억위안을 공급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약 1개월 만에 경신한 것이다.

인민은행은 7일물 역RP 2천900억위안을 연 3.35%의 금리에, 28일물 1천50억위안어치를 연 3.60%에 발행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은행들은 월말에 정부가 설정한 예대 비율에 맞추고자 현금을 비축한다. 이 과정에서 유동성 부족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우려한 당국이 자금을 투입한 것이다.

시장참가자들은 인민은행이 직전 2주 동안 유동성을 흡수한데다 은행의 자금 수요가 증가하면서 시중 금리가 상승하자 이번 주 대규모 유동성 공급이 나올 것으로 예상해왔다.

인민은행은 직전 2주간 시장에서 2천910억위안을 흡수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날 유동성 공급이 사상 최대 규모였다고 해서 당국이 반드시 통화 여건 완화에 나선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최근 중국 경기가 완만한 개선 신호를 보낸데다 인플레이션이 반등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인민은행이 단지 은행간 자금 조달 시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자 유동성 공급에 나선 것이며, 따라서 다음 주 상황이 진정되면 다시 유동성을 흡수할 것으로 예상했다.

홍위안증권의 애덤 챈 채권 애널리스트는 "월말이 다가오면서 거의 모든 은행이 지난 며칠 동안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오늘 중앙은행의 조치는 유동성 스퀴즈(부족)를 완화하려는 목적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의 3차 양적 완화(QE3)에 따른 투자금 유입과 전 세계적인 물가상승률 반등 때문에 인민은행이 단기적으로 과도한 유동성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다음 주 시중 은행이 사상 최대치인 4천750억위안 규모의 역RP를 상환해야 하며, 이때 인민은행이 유동성을 흡수할 것"으로 내다봤다.

역RP는 공개시장조작의 한 수단으로 인민은행이 민간은행으로부터 채권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자금을 제공하는 방법이다.

인민은행은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 공개시장조작에 나서 채권을 발행하고 RP 입찰을 시행한다.

이번주 만기도래하는 국채 규모는 100억위안이며 역RP는 1천990억위안이다. 이는 시중은행이 인민은행에 상환해야 하는 자금이 1천890억위안이라는 의미다.

my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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