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국제유가가 급격히 반등하면서 국내 증시 투자심리에도 훈풍이 불지 기대 심리가 커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러시아간 석유 전쟁에 개입할 것이라는 기대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40~50달러대로 오를 가능성이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이 지속하는 만큼 본격적인 회복 국면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석유전쟁 개입은 석유시장 수요와 공급 불확실성 공존 속에서 배럴당 20달러대로 폭락한 유가의 하방경직성을 지지했다"며 "주요 산유국들의 석유시장 안정화 공조가 재현될 경우 유가는 본격적인 상승을 시도할 수 있으며, 코로나19 일단락시 예상되는 석유 수요 정상화까지 가세하면 하반기 WTI가격은 배럴당 50달러 돌파 시도도 가능하다"고 봤다.

미국의 셰일 업체 화이팅석유(Whiting Petroleum)의 파산보호신청이 유가 급등의 단초가 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인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의 변곡점을 만든 이벤트는 'Whiting Petroleum'의 파산보호신청"이라며 증시에는 분명 악재였지만 WTI는 반등했던 점에 주목했다.

그는 "셰일업체들의 파산 관련 소식은 공급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는 초석"이라며 "셰일업체들의 파산 또는 구조조정으로 미국의 생산량이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이는 러시아가 원하는 바"라고 짚었다.

하 연구원은 "코로나19에 따른 원유 수요의 문제는 시간의 흐름을 기다릴 수밖에 없으며, 사우디와 러시아의 원유 증산에 따른 공급 측면의 문제는 미국 셰일업체들이 파산한다면 공급 리스크가 완화되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앞으로 미국과 산유국, 에너지업체들의 협의 과정을 신중하게 모니터링해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진호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에 대한 기대로 원유시장은 상승했지만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감산에 대해서 언급하며 사용한 단어인 'I expect'나 'hope'는 앞으로 사우디나 러시아의 감산 이행에 있어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진단했다.

그는 "만약 1천만 배럴의 감산이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현 상황에서 부족한 수요를 상쇄시켜줄 수 있는지는 의문"이라며 "앞으로 주목해야 하는 이벤트는 주요 산유국 연합체인 OPEC+ 긴급회의와 14일 열릴 텍사스 철도위원회(Texas Railroad Commission) 공식 회의"라고 분석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연속된 고용지표의 쇼크에도 뉴욕증시는 상승했는데 유가 때문"이라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에서 최대 1천500만배럴의 원유 감산 계획이 발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없었음에도 국제유가가 급등한 것은 그만큼 유가와 신용리스크가 현재 금융시장의 뇌관이라는 것을 입증한 셈"이라고 짚었다.

그는 "트럼프는 오는 3일 엑손과 셰브론 등 석유업체 CEO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라며 "미국내 코로나 19 확산, 경기침체 및 주가 하락 등 악재가 겹쳤기 때문에 이번 백악관 회동이 주가와 유가의 단기방향성을 예측하는 데 중요해졌다"고 분석했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석유 수요가 감소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대로 대규모 감산이 추진된다면 유가의 조기 회복이 가능하다"면서도 "기업들의 감산 동의 여부, 길어질 수 있는 산유국들과의 협상 과정, 코로나19가 현재진행형이라는 점 등에 대한 추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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