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HSBC와 스탠다드차타드(SC)가 배당금 지급과 자사주 매입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투자자들이 두 은행의 주식을 투매하고 본사를 홍콩으로 이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두 은행의 배당 중단 소식이 알려진 이후 지난 이틀 동안 홍콩증시에 상장된 HSBC의 주가는 12% 하락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때였던 2009년 3월 이후 최저치로 밀렸다.

SC 주가는 8% 떨어졌다.

영란은행(BOE) 건전성감독청(PRA)이 두 은행을 포함한 영국의 6대 은행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를 이유로 배당금 중단이라는 공조 조치를 요청했다.

HSBC 주식의 3분의 1은 개인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다.

홍콩인들은 HSBC 주식을 졸업이나 결혼 선물로 줄 정도로 HBSC는 개인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주식이다.

한 개인투자자는 "지금이 얼마나 어려운 시기인지 이해하고 있지만 어떻게 규제 당국이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주라고 은행에 지시할 수 있나. 이것은 공평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투자자는 보유하고 있는 HSBC 주식 일부는 50년 전 주식을 산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았다고 말했다.

홍콩 은퇴자들은 HSBC와 SC에서 나오는 배당금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HSBC는 오는 14일 주당 0.21달러의 배당 계획을 취소하면서 최대 주주인 블랙록과 핑안보험은 5억9천600만달러(약 7천300억원)의 손해를 보게 됐다.

HSBC는 런던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수익의 절반 이상이 아시아에 나오면서 홍콩으로 본사를 옮겨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룩푹증권의 충틴상 브로커는 "HSBC는 홍콩으로 본사를 옮겨야 한다. 이렇게 하면 영국 당국의 말을 듣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HSBC는 2일 본사를 옮기는 문제에 대해서는 논의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HSBC는 1년여간 고민 끝에 지난 2016년 런던에 본사를 그대로 두기로 했다.

이번 배당을 취소하면서 HSBC의 핵심자기자본은 40억달러 추가로 늘어나게 됐다고 HSBC의 이완 스티븐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말했다.

SC의 최대 주주인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대변인은 "매우 이례적인 시기에 그같은 결정은 이해할 만하다"고 말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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